밈을 활용한 NFT나 코인은 이전에도 주목받아왔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수차례 언급하며 화제가 된 '도지코인'이 대표적이다. 코인 열풍과 머스크를 등에 업은 도지코인은 지난해 가격이 4600% 이상 뛰기도 했다. 그러나 쉽게 뜨고 지는 특성 탓에 자산 가치가 있느냐는 우려가 나온다. 과연 밈은 자산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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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 스미스 '따귀 NFT'·'도지론 마스'…밈 삼킨 블록체인━
2017년부터 이어지는 코인 열풍과 지난해 초 주목받기 시작한 NFT 시장에선 밈이 디지털 자산으로 쓰이고 있다. '밈 자산'의 대표주자인 도지코인을 계기로 시바이누·도지론마스·플로키이누·게이밍도지 등 동물 이미지를 본딴 밈 코인은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에는 세계적 인기를 얻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게임'을 활용한 '스퀴드 코인'도 등장했다.
윌 스미스의 '따귀 NFT'도 이러한 맥락에서 나왔다. 12일 오후 2시 기준 세계 최대 NFT 거래소 '오픈씨'(OpenSea) 홈페이지에는 윌 스미스를 풍자한 NFT가 3920개 검색됐다. 맞는 대상을 일본 애니메이션 드래곤볼의 '손오공' 캐릭터로 바꾸는 등 재치있는 이미지가 담긴 NFT도 눈에 띄었다. 글로벌 가상자산 플랫폼 크립토닷컴에 따르면 시상식 이후 거래되기 시작한 '윌 스미스 이누'(Will Smith Inu·WSI) 토큰 가격은 지난달 30일 5400% 급등했다.
최화인 블록체인 에반젤리스트는 "밈은 쉽게 말해 '짤'이라고 볼 수 있는데 과거에는 자산으로 전환시키기 어려웠던 이러한 짤들도 NFT나 코인으로 발행돼 자산이 되고 있다"며 "커뮤니티가 공유하는 트렌드인 밈과 블록체인이 결합되면서 한 시대의 이슈가 되는 부분에 자산 가치를 부여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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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밈, 확대재생산 없다면 자산성 인정 어려워"…제작자 배 불리는 '스캠코인'도━
최화인 에반젤리스트는 "특정 시기에 유명해지는 밈이라도 장기적으로 확대·재생산 가능한 형태가 된다면 자산성을 인정받을 수 있다"며 "밈은 사회적 의미가 얼마나 반영되는가가 중요하기 때문에 의미가 클 경우 과거를 반추하는 기념비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러한 밈이 단순히 순간의 재미를 위해 형성된 경우에는 주목도가 굉장히 쉽게 꺼질 수밖에 없다"며 "도지코인이 시장에서 비즈니스적 확장을 하게 되면 밈의 자산성은 올라가겠지만 시대적 상징성이 없는 밈이라면 그 가치가 인정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짚었다.
사기로 이어지는 '스캠코인'도 밈 자산의 문제로 거론된다. 오징어게임을 모티프로 만들어진 스퀴드 코인은 결국 사기로 드러났다. 스퀴드 코인은 토큰을 통해 온라인에서 오징어게임에 참여할 수 있다며 4만명 이상의 투자자들을 끌어모았다. 코인 하나당 2800달러(약 340만원)까지 치솟았던 가격은 개발자들이 프로젝트를 중단하고 코인을 모두 현금화하면서 0.00079달러까지 떨어졌다. 사실상 0원이 된 셈이다.
박선영 동국대 경제학 교수는 "밈 NFT·코인의 경우 순간적인 인기를 이용해 투자자를 현혹시키는 사례가 많다"며 "단기간의 가격 상승을 노리고 투자하려는 심리보다는 그 (자산) 가치를 신뢰할 수 있는지 따져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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