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4400바퀴 돌며 착륙지 찾고…우주인터넷으로 'BTS 뮤비 전송'

머니투데이 변휘 기자 | 2022.04.10 18:22

한국 첫 달 궤도선, 8월 1일 우주로…美 스페이스X 팰컨-9 실려 발사

우리나라가 첫 번째 달 궤도선(KPLO)을 오는 8월 1일 쏘아 올린다. 성공 시 한국은 세계 7번째 '우주 강국'으로 발돋움하게 된다. 달 궤도선은 또 1년 동안 4400바퀴 달 주변을 돌며 오는 2030년 한국 달 착륙선의 후보지를 찾고, 국산 우주 인터넷 장비의 성능 시험을 위해 BTS의 뮤직비디오를 지구로 전송하는 등 고난도의 임무를 수행하게 될 전망이다.

달 탐사를 주도하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은 지난 8일 한국과학기자협회와 주최한 '과학 미디어 아카데미'에서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달 궤도선 개발 현황과 주요 임무, 활용 계획 등을 설명했다.

달 궤도선은 달 100㎞ 고도를 비행하며 관측 등의 임무를 수행하는 무인 탐사선이다. 가로 1.82m, 세로 2.14m, 높이 2.29m 크기의 본체와 함께 △고해상도 카메라 △광시야 편광 카메라 △자기장 측정기 △감마선 분광기 △우주 인터넷 △미 항공우주국의 섀도캠 등 6개 탑재체로 구성된다. 전체 무게는 678㎏이다.

항우연은 다음 달 말까지 준비를 마치고 7월 초쯤 달 궤도선을 화물용 비행기에 실어 발사장인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우주군 기지로 이송한다. 이후 스페이스X사의 팰컨9 로켓에 실려 우주로 쏘아 올린다. 예고된 발사 시간은 8월 1일 오전 8시 35분(현지 시각 7월31일 오후 7시 35분)이지만, 상황에 따라 일정은 유동적이다.

달 궤도선은 약 4개월(137일)의 비행을 거쳐 12월 16일쯤 달 궤도에 안착할 전망이다. 지구에서 달까지 직선거리는 약 38만4000㎞지만, 이보다 먼 150만㎞ 지점의 심우주까지 이동한 뒤 돌아오는 '달 궤도 전이 방식'(BLT)을 택했기 때문이다. 먼 길을 도는 연료를 아끼기 위해서다. 빠른 속도로 지구 중력을 벗어난 뒤 직선거리로 달 궤도에 안착하려면 감속을 위해 연료를 써야 한다. 반면 태양과 지구의 중력이 균형을 이루는 '라그랑주 포인트 L1'까지 간 뒤 속도를 줄여 달 쪽으로 방향을 전환하고, 이후 달 중력에 잡혀 목표 궤도에 진입하는 방식이다.



137일 '먼 길' 돌아 달 궤도 안착…'매일 12바퀴' 달 공전하며 임무


KPLO의 BLT 이동 궤적. /사진제공=한국항공우주연구원
궤도 안착 이후 내년부터는 1년간 매일 12바퀴씩, 무려 4400회 가까이 달을 공전하며 임무 수행에 나선다. 우선 2030년 발사 목표인 우리나라 첫 달 착륙선의 착륙지를 찾는다. 항우연이 개발한 고해상도 카메라 '루티'는 주요 착륙 후보지를 실제로 촬영해 착륙 가능성 등을 평가할 계획이다. 앞서 정부는 달 착륙선의 구체적 임무 및 설계안을 마련해 오는 9월 예비타당성조사를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예타 통과 시 사업 착수 예정 시기는 2024년이다.

또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개발한 우주 인터넷 장비를 통해 한미는 달과 지구 사이의 통신이 DTN(지연내성네트워크) 표준화 방식으로 진행될 수 있는지 시험한다. 이병선 ETRI 위성탑재체연구실장은 "다양한 위성과 우주선이 하나의 통신망에 연결되는 '우주 인터넷'의 실현은 인류의 우주 개발 기술에 엄청난 진화"라며 "문자, 파일 뿐 아니라 BTS의 '다이너마이트'의 뮤직비디오를 달 궤도선과 지구 간에 송신하도록 소속사 측에 제안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또 광시야편광 카메라(한국천문연구원)으로는 달 표면의 입자 크기와 티타늄 분포를 확인하며 우주 풍화 현상의 원리를 탐구한다. 감마선 분광기(한국지질자원연구원)로는 물·산소·헬륨-3·철·칼슘·티타늄·규소·라돈·자연방사성원소 등 다양한 원소에 대한 지도를 만드는 것이 목표고, 자기장측정기(경희대)로는 달의 자기장 이상지역을 파악해 '달이 어떻게 진화해 왔는지'를 탐구한다. 섀도캠(미 항공우주국, NASA)은 달의 얼음이 남아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남북극의 '영구음영지역'을 촬영하는데, 이은 NASA의 '아르테미스 계획' 기초자료로 쓰인다.

한편 이번 달 궤도선 사업은 2016년 개발에 착수해 총 7년에 걸쳐 2367억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달 궤도선의 이름은 대국민 공모를 거쳐 다가온·다누리·다래온·다산·달마루지·달마주·달수리·미리온·별마루·최순달 등 최종 10개 후보로 압축됐으며, 국민 여론 수렴과 전문가 심사 등을 거쳐 다음 달 확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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