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디지털 시대의 자산, 디지털 자산의 시대

머니투데이 박선영 동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 2022.04.10 15:07
박선영 동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2022년 3월9일 미국의 바이든 대통령은 연방정부차원에서 디지털자산의 책임있는 발전을 위한 연구를 수행할 것을 지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여기서 말하는 디지털자산이란 가상자산과 중앙은행디지털화폐를 모두 포함하고 분산원장기술 등을 사용해서 새로 등장한 자산군을 포괄하는 개념을 볼 수 있다.

3월31일 EU(유럽연합)에서는 익명의 가상자산 지갑사용 금지와 송·수신인 정보 제공 등의 내용을 담은 자금 및 특정 가상화폐 송금에 관한 정보 규정안을 통과시켰다. 국제결제은행(BIS)에서도 3월 'BIS Innovation Summit 2022'이라는 행사를 통해 화폐와 지불수단의 미래, 탈중앙금융(디파이· decentralizaed finance), 기술이 금융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논의했다.

이 모든 움직임의 배경에는 물론 코로나19(COVID-19)가 가속화시킨 디지털화(digital transformation)가 있다. 오프라인 상의 상거래활동과 여가활동이 온라인 상으로 상당부분 옮겨오면서 사용자들의 시간을 점유할 수 있는 온라인상의 공간과 결제를 누가 차지 할 것인가에 관한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현재 관찰되고 있는 메타버스 범람을 해석할 수 있다.

금융시스템에서 가장 놀랄만한 성장은 사용처(use case)가 없어서 상대적으로 주목을 못 받았던 가상자산시장에서 발생했다. 현재 가상자산시장은 비트코인과 독립적인 자체적인 생태계가 형성돼 하루가 다르게 진화하고 있다. 'Layer1'이라고 불리는 가상자산프로젝트들은 글로벌 벤처캐피탈(VC)로부터 수천억원의 자금을 투자받으며 블록체인계의 iOs, 안드로이드가 되기 위해 이더리움과 경쟁 또는 협력하고 있다.


또한 디파이는 현재 총예치금액이 2330억달러에 달하며 2020년 5월 10억달러를 처음 넘은 이후 2년이 채 안돼 233배 성장했다. 비트코인이 화폐인지 아닌지 기초적인 논쟁을 했던 4년 전에는 상상을 할 수 없었던 일이고 현재 글로벌 규제당국에서 가상자산시장의 규율을 최고 우선순위로 삼은 이유이다.

국내 가상자산시장은 글로벌 가상자산과 견줘도 규모면에서는 손색이 없다. 법정화폐만 취급하는 거래소 중에서 업비트는 글로벌 2위, 지난해 하반기 가상자산 일평균 거래규모는 11조3000억원, 거래가능 이용자수는 558만명이다. 금융정보분석원은 세계 최초로 가상자산사업자들을 대상으로 고객확인의무와 자금세탁방지의무를 부과하고 트래블룰을 시행했다.

국내 가상자산에 대한 높은 관심과 넓은 투자자기반, 게임산업과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경쟁력, 뛰어난 행정력과 감독 경험 등은 분명 유리하다. 다만 가상자산거래소의 거래위주라는 점이 디파이 위주로 주목받은 글로벌 상황과 다른 점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국회에 가상자산업권법 관련 13개 법안이 계류 중이다. 이제 우리도 디지털 자산 시대의 기회와 위험요인에 대해서 범정부적인 차원에서 조사하고 국가경쟁력을 위한 디지털자산의 로드맵을 설계해 나가야하지 않을까. 현재까지 우리는 충분히 선두에 있다.

베스트 클릭

  1. 1 선우은숙 "면목 없다" 방송 은퇴 언급…'이혼' 유영재가 남긴 상처
  2. 2 강형욱, 양파남 등극?…"훈련비 늦게 줬다고 개 굶겨"
  3. 3 "이선균 수갑" 예언 후 사망한 무속인…"김호중 구설수" 또 맞췄다
  4. 4 "수수료 없이 환불" 소식에…김호중 팬들 손절, 취소표 쏟아졌다
  5. 5 매일 1만보 걸었는데…"이게 더 효과적" 상식 뒤집은 미국 연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