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하느니 퇴사" 재택 끝나자 이직 속출…'하이브리드 근무' 만지작

머니투데이 변휘 기자 | 2022.04.11 06:39
/사진제공=SKT
'엔데믹'으로 방역조치가 완화되면서 ICT(정보통신기술) 업계가 고민에 빠졌다. 재택근무에 익숙해진 기업 구성원들이 출근에 대한 반감을 드러내고 있어서다. 국내보다 엔데믹이 빨랐던 해외에선 '출근하느니 퇴사하겠다'는 직원들마저 속출한다. 이에 ICT 기업들은 출근·재택을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근무와 거점 오피스 등으로 핵심 인재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개발자 채용 플랫폼 '프로그래머스'를 운영하는 스타트업 그렙은 지난 5일 전국 개발자(5362명)를 대상으로 현재 근무형태를 물은 결과, '재택·출근을 병행한다'는 응답이 38.3%였고 12.2%는 '풀타임 재택근무를 한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이미 개발자 과반(50.5%)이 재택에 익숙해진 셈이다.

반면 국내 주요 기업들은 최근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매출 100대 기업을 조사한 결과, '코로나 상황이 해소되면 예전 근무 형태로 돌아갈 것'이라는 답변이 56.4%로 나타났다. '업무 효율성'을 높여야 하는 기업과 재택을 원하는 직원들 사이의 시각 차이가 드러난 대목이다.

특히 전통산업 대비 근무형태가 비교적 자유로웠던 ICT 업계에선 출근에 반감이 더 큰 상황이다. 미국의 경우 마이크로스프트와 애플, 구글 등이 직원들을 다시 사무실로 불러들이고 있지만 직원들의 반감이 상당하다. CNBC 보도에 따르면, 최근 기록적인 퇴직률이 이 같은 저항의 증거라며 "IT업계의 출근 요구는 직원들을 붙잡아 두려는 기업들에 추가적인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핵심인재 확보가 기업의 미래를 결정짓는 요소인 만큼, 국내 IT업계에서도 이 같은 상황을 주시하며 '아무튼 출근'보다는 직원들의 이탈을 막는 동시에 '좋은 업무환경'을 찾는 새로운 인재를 유치하기 위한 아이디어 마련에 골몰하는 표정이다.


SK텔레콤은 지난 7일 서울 신도림과 경기도 일산·분당 등 세 곳에 대규모 거점오피스 '스피어(Sphere)'를 마련했다. 수도권에 근무하는 약 4300명 직원의 거주지와 수요를 바탕으로 입지를 선정하고, AI(인공지능) 얼굴인식으로 출입하며 메타버스 미팅룸을 조성하는 등 스마트 기술을 총동원했다. 앞으로 하이브리드 근무가 새로운 일 문화의 대세가 될 것이란 판단 아래 거점오피스를 대안으로 제시하면서, 점점 더 치열해지는 IT 업계 내 인재 유치전에서도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전략이다.

네이버와 카카오 등 빅테크, 넥슨, 엔씨소프트, 크래프톤 등 게임업계도 재택과 원격 근무 등 하이브리드 근무를 대안으로 저울질하는 흐름이다. 특히 네이버는 최근 본사 직원을 대상으로 코로나 이후 근무제도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개인'에 최적화된 방식으로는 출근·재택을 병행하는 '혼합' 근무라는 응답이 직원이 52.2%, '조직'에 가장 좋은 근무방식으로도 53.5%가 혼합을 선택했다. 네이버는 임직원 의견을 바탕으로 내달쯤 새로운 근무제도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입사 조건으로 '엔데믹 이후에도 재택근무'를 일찌감치 공언한 회사도 있다. NHN 클라우드는 최근 경력사원 공개 채용을 공고하면서 "코로나 상황이 나아진 이후에도 주4일 재택근무를 기본 시행한다"고 밝혔다. IT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이전에도 재택근무를 비롯한 근무형태 다양화의 고민은 있었던 만큼, 일부 전통산업처럼 '전면 출근'으로의 전환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출근과 재택의 적절한 균형점을 찾는 고민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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