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새 300만개 사라졌다…'페이 공습'에 위축된 체크카드

머니투데이 박광범 기자 | 2022.04.10 14:31
최근 1년 새 300만개가 넘는 체크카드가 시중에서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MZ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를 중심으로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 등 간편결제 서비스를 이용하는 비중이 늘면서 체크카드 입지가 쪼그라들고 있는 것이다. 카드사들은 체크카드 고객을 간편결제 업체에 뺏기는 것이 향후 신용카드 고객 감소로도 이어질 수 있어 긴장하는 분위기다.

10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체크카드 발급량은 총 6265만4000장으로 집계됐다. 1년 전(6574만9000장)보다 309만5000장(약 4.7%) 줄었다.

2017년 말 6740만9000장에 달하던 체크카드 발급량은 해마다 50만장 안팎으로 줄었지만 최근 1년새 감소폭은 특히 두드러진다.

코로나19(COVID-19) 이후 비대면 거래 증가에 따라 간편결제 이용이 급증한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MZ세대를 중심으로 카카오페이나 네이버페이 등 간편결제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체크카드가 설 자리가 점점 좁아지고 있는 것이다.

실제 카카오페이의 경우 지난해 연간 거래액이 전년 보다 48% 증가한 99조원을 기록했다. 네이버페이도 지난해 4분기에만 결제액 10조9000억원에 달하는 등 급성장하고 있다.


여기에 카드사들이 체크카드 취급에 적극적이지 않은 것도 체크카드 발급량이 쪼그라드는 데 영향을 줬다. 신용카드와 달리 거의 모든 체크카드는 연회비가 없고, 가맹점 수수료도 신용카드보다 0.25%P(포인트) 낮다. 또 신용카드 고객에겐 카드론(장기카드대출)과 현금서비스(단기카드대출) 등을 통한 부가 이익 창출을 기대할 수 있지만, 체크카드 고객에겐 이러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다시 말해 신용카드에 비해 수익성이 떨어지는 체크카드 영업에 카드사들이 적극적으로 나설 유인이 적다는 의미다.

다만 업계 일각에선 체크카드 시장이 쪼그라드는 것을 경계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체크카드가 당장 돈이 되는 시장은 아니더라도 주이용자가 대학생과 사회초년생 등 2030세대인 만큼 미래 신용카드 고객을 선점하는 효과가 분명하기 때문이다.

나아가 간편결제 업체에 시장 일부를 내주는 것 역시 카드사로선 달갑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간편결제 업체들이 최근 BNPL(후불결제, Buy Now Pay Later)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까닭에 빼앗긴 고객이 신용카드사로 돌아오지 않을 가능성도 존재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현재 간편결제 업체 후불결제는 월 30만원 한도로, 중·저신용자 위주로 제한적 영업을 하고 있어 지금 당장 신용카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면서도 "다만 향후 시장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데다 체크카드 이용 고객층의 결제내역 등 데이터 자산도 잃을 수 있어 체크카드 시장에 대한 카드사들의 고민이 깊다"고 밝혔다.

베스트 클릭

  1. 1 300만원 든 지갑 돌려준 노숙자, 돈벼락 맞았다…"수천만원 돈쭐"
  2. 2 '합의 거절' 손웅정 "손흥민 이미지 값이라며 수억 요구…돈 아깝냐더라"
  3. 3 [단독]허웅 전 여친, 이선균 공갈사건 피고인과 같은 업소 출신
  4. 4 "물 찼다" 이 말 끝으로…제주 간다던 초5, 완도에서 맞은 비극[뉴스속오늘]
  5. 5 베트남 두리안 싹쓸이 하더니 돌연 "수입 안해"…중국 속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