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이 새 변이 진원지…접종률 '제로'에 면역 불확실해서"━
보고서는 새 변이 바이러스 발생 과정에서 북한이 현재의 코로나19 봉쇄 전략을 거두고 국제 백신 프로그램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북한과 같은 지역은 새 변이 바이러스의 진원지(epicenter)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 주목하는 전문가가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북한의 낮은 백신 접종률을 근거로 들었다. 보고서는 "북한의 낮은 백신 접근성과 면역 불확실성 탓에 새 변이의 진앙지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금까지 등장한 주요 변이 대부분은 백신 접종률이 낮은 지역에서 발생했다. 델타 변이가 2020년 10월 인도에서 처음 보고됐고, 오미크론 변이는 2021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발생했다. 알파 변이는 영국에서 발생했지만, 해당 변이가 영국에서 보고된 시점은 백신 접종이 시작되기 전인 2020년 9월이었다.
북한의 백신 접종률은 제로에 가깝다는게 정설이다. 현재 전 세계에서 백신 접종을 시작하지 않은 국가는 2곳이 있는데, 그중 하나가 북한이다. 아프리카 에리트리아도 북한과 함께 백신 미접종 국가인데 국토 면적은 북한과 비슷하지만 인구는 370만명 정도에 불과하다. 북한의 인구는 약 2600만명이다.
북한은 백신 접종 없이 중국 이상의 코로나19 봉쇄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오미크론 확산과 함께 북한도 대유행 발생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은 올해 1월 17개월만에 중국과 열차 육로 교역을 재개했는데 현재 중국에서 오미크론발 유행이 뒤늦게 발생한 상태다. 오미크론의 높은 전파력을 감안하면 북한에 오미크론에 이미 유입됐을 가능성이 있다. 미접종국인 북한에 오미크론이 유입되면 걷잡을 수 없이 퍼져 또 다른 변이 발생 가능성도 높아지는 셈이다.
━
전문가들 "가능성 없지 않은데…한국에서 변이 나올수도"━
다만, 접종률이 높은 국가에서도 변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거론됐다. 이 교수는 "그렇다고 접종률이 높은 지역도 변이 발생에서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며 "접종률이 높아도 대규모 유행이 발생하면 얼마든지 변이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에서도 새 변이 발생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바이러스도 살아남기 위해서는 백신을 접종한 사람을 공격할 수 있도록 진화해야 한다"며 "2개월간 기록적으로 확진자가 늘어난 접종률 높은 우리나라에서도 변이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미크론의 뒤를 이은 다음 변이바이러스의 독성과 전파력은 더 강해질까. 일단 독성은 내려가고 전파력은 올라간 오미크론식 변화 양상을 보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다음 변이의 중증화율은 최근 감염자가 늘어난 데다 백신 접종율이 높은 만큼 감소할 것"이라며 "면역을 회피하는 능력은 발달할 가능성이 높으며, 상대적인 전파 능력도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독성과 전파력이 동시에 올라갈 가능성도 배제 못한다는 의견도 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통상 전파력이 커지고 중증도는 떨어지는 방향으로 변이가 나왔지만 델타처럼 전파력과 중증도가 같이 올라가는 경우도 있어 예측이 항상 맞지는 않다"고 말했다.
다음 신종 변이의 이름은 알파벳 순서상 '파이(π)'가 될 가능성이 높다. 원주율을 뜻하는 수학 기호이기도 하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새 변이가 나올 때마다 그리스 알파벳 순서에 따라 이름을 지었다. 오미크론 등장 직전까지 12번째 알파벳 뮤(μ)까지 이름 붙여졌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다음 변이 바이러스의 이름은 다음 글자인 뉴(NU)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새 변이는 뉴와 14번째 알파벳 크사이(Xi)까지 건너뛰고 15번째 오미크론(Ο)으로 명명됐다. WHO가 이처럼 '건너뛰기'를 하지 않는다면 다음 변이의 이름은 파이(π)가 된다.
의료계에서는 파이 변이가 올해 상반기를 전후해 등장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평균 6개월 간격으로 새로운 변이가 도래한 '6개월 주기'에 근거한 추정이다.
[저작권자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