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의 재건축 규제완화 기대감이 확산하면서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지난 1월말 이후 11주 만에 하락을 멈췄다. 재건축 아파트가 밀집한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등 강남3구 아파트값이 일제히 상승세를 기록한 가운데 강남구 압구정 현대 아파트 60평대가 단숨에 9억5000만원 뛰었다. 문재인 정부 말기 안정세를 찾아가던 서울 집값이 대선 이후 상승전환 직전까지 오자 규제완화 '속도조절'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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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값, 하락세 멈추고 11주만에 보합전환.. 규제완화 '윤석열 효과 '━
다만 서울 아파트값은 이번주 0.00%로 보합 전환했다. 지난 1월24일 -0.01%로 하락전환한 이후 -0.03%까지 낙폭을 키웠지만 이번주에 11주만에 하락세를 멈춘 것이다. 강북권은 하락폭(-0.01%)이 축소된 가운데 강남권(0.00%)은 재건축과 중대형 위주로 가격이 올라 서울 집값 보합 전환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강북에서는 대통령 집무실 이전과 지역 개발 기대감이 있는 용산구가 0.02% 올라 상승폭이 재차 확대됐으며 재건축 단지가 밀집한 노원구는 0.01% 하락해 낙폭이 축소됐다. 강남3구 가운데 강남구는 역삼동과 개포동 등 중대형 위주로 0.02% 올랐고 서초구(0.02%)는 아크로리버파크, 반포래미안퍼스티지 등 한강변에 위치한 반포동 아파트 단지의 신고가 행진이 이어졌다. 송파구는 이번주 급매물이 소진되고 호가가 올라 강남3구 가운데 가장 마지막으로 상승전환(0.01%) 했다.
수도권에서는 인천이 지난주와 동일하게 0.02% 하락을 유지했으며 경기도는 지난주 -0.03%에서 이번주 -0.02%로 낙폭을 좁혔다. 다만 1·2기 신도시 특별법 제정에 따른 재건축 기대감으로 고양 일산서구와 일산동구가 각각 0.03%, 0.03% 오름세를 기록했다. 지방 주요 지역 중 대구와 세종은 각각 -0.15%, -0.14% 변동률을 기록해 하락세를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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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구정 신현대11차 61평 단숨에 9억5000만원 급등..집값 불안감 커지자 "규제완화 속도조절" 목소리 커져━
지난 1984년 입주한 강남구 개포동 경남1차 123.28㎡는 지난달 8일 4층이 34억3000만원에 매매됐다. 직전 거래는 2021년 5월7일로 같은 층이 32억원에 실거래 됐다. 1년도 안돼 가격이 2억3000만원 뛴 것이다. 인근의 개포우성1차 158.54㎡는 지난달 19일 12층이 51억원에 거래돼 직전 거래일 2019년 10월28일 34억5000만원(1층) 대비 단숨에 16억5000만원 올랐다.
지은지 30년 넘은 재건축 아파트 단지 위주로 가격이 뛴 것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재건축 규제 완화 공약에 대한 기대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윤 당선인은 재건축 안전진단에서부터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및 분양가 상한제 등의 '규제3종세트'를 재검토하겠다고 약속했다. 인수위원회도 공약 이행 사항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수년간 재건축 진도를 빼지 못했던 강남권 주요 단지 위주로 가격이 들썩거렸다.
재건축 아파트발 집값 불안이 확산할 움직임을 보이면서 규제완화에 속도조절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집값 급등 심판론'에 따라 선거에서 승리한 윤석열 당선인이 정작 규제완화로 서울 아파트값을 끌어 올릴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는 지난 4일 "(재건축 규제 완화를) 중요한 지역의 공급을 늘린다는 취지에서 조속히 해야 한다"면서도 "다만 그런 와중에 가격이 불안해지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어 체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며 신중론을 폈다.
한편 전국 주간 아파트 전세가격은 지난주(-0.02%) 대비 하락폭(-0.01%) 축소됐다. 수도권은 -0.04%로 하락폭을 유지했으며 서울은 전주 0.03% 하락에서 이번주 0.02% 하락으로 낙폭이 축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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