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서울시 강남구에 위치한 바디프랜드 본사에서 '핑거무빙' 기술을 개발한 바디프랜드 메디컬기술연구소의 김한일 부장, 이경헌 부장, 유명진 차장을 만났다. 이들이 구현해 낸 핑거무빙은 마사지 모듈이 성인 평균 엄지손가락 너비의 10분의 1보다 작은 1.25㎜씩 움직이며 손맛에 가까운 마사지를 제공하는 기술이다.
핑거무빙이 탑재된 제품은 바디프랜드의 플래그십 모델인 '더파라오' '더팬텀' 등이다. 허리 부분에 들어있는 모듈이 척추 주위를 훑는 곡선으로 움직이며 다양한 압력으로 눌러줘 기계처럼 일정하지 않아 '손마사지'에 가깝게 느껴진다. 정형외과 등 전문의들이 마사지 모듈 개발에 참여해 전문성도 높였다.
펌웨어를 담당한 김한일 부장은 "기존 모듈의 안마 간격은 넓음, 좁음, 중간 이렇게 세 가지밖에 조절할 수밖에 없었다"며 "안마 부위를 좀 더 세밀하게 잡아줄 수 있도록 모델링을 설계해 핑거무빙 기술을 완성했다"고 설명했다.
하드웨어를 담당한 이경헌 부장은 "안마를 하는 기술은 사람의 손이 제일 좋다"며 "기존에 안마의자는 기계적인 마사지를 해줬다면 핑거무빙을 탑재한 제품을 사용해보면 이젠 손 마사지에 더 가까워졌다는 걸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이 핑거무빙을 개발한 이유는 국내 안마의자 시장 규모가 지난해 기준 1조원으로 커진 만큼 소비자의 눈높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부장은 "요즘 고객분들은 옛날과 달리 안마의자 기능들이 왜 좋은지, 양쪽 압이 다르면 왜 다른지 등 구체적으로 물어보고 궁금해한다"며 "소비자가 발전해가고 있는데 제품 수준도 좋아져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답했다.
실제로 바디프랜드는 2016년 3월부터 '메디컬기술센터'라는 연구개발 조직을 설립해 안마의자를 통한 마사지의 건강 증진 효과를 검증하고 새로운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이 센터에서는 정형외과, 신경과, 가정의학과 등 전문의와 의공학자가 연구원들과 협업해 마사지 프로그램을 개발한다.
김 부장은 "한국의 안마의자는 일본, 중국과 달리 압력이 강하고 속도가 좀 빠른 편"이라며 "처음 안마의자가 시작한 나라가 일본이기 때문에 기술이나 구현에서 앞서가는 면이 있었다면 이젠 '핑거무빙' 같은 한국이 앞장설 수 있는 기술에 대한 고민을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동시에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해 전제품에 안전센서를 장착하기도 했다. 이 부장은 "올해 누적 고객 100만명 돌파를 앞둔 만큼 가구당 안마의자 보급률이 높아지고 있다"며 "한정된 공간에서 마사지를 위해 움직이는 안마의자를 만드는 사람들에겐 그 무엇보다 '안전'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인체에 좋은 기술을 갖춘 믿고 쓸 수 있는 안마의자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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