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시대 구인난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 대기업에서는 노조 결성 열풍이 불고 있다. 1994년 창립 이후 줄곧 무노조 경영을 유지했던 미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의 첫 노조 결성이 임박한 가운데 스타벅스는 9번째 노조 결성 매장 탄생을 앞두고 있다.
2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미국 뉴욕시에 있는 스타벅스 리저브 로스터리 매장 직원들은 1일 투표를 통해 노조 결성을 결의했다. 투표 결과 46명이 찬성표를, 36명이 반대표를 던졌다. CNBC는 "이번 투표로 뉴욕 리저브 로스터리는 스타벅스의 9번째 노조 결성 매장이 됐다"며 스타벅스 미국 매장 내 노조 결성 움직임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세계 최대 커피체인점인 스타벅스는 지난해 말 뉴욕주 버펄로 매장에서 창립 50년 이래 첫 노조설립이 이뤄진 이후 미 전역 매장 곳곳에서 노조결성 열풍이 불고 있다. 지난주 스타벅스 본사와 1호점이 있는 '스타벅스의 고향' 워싱턴주 시애틀의 한 매장과 애리조나주 메사의 한 매장 직원들이 노조를 만들기로 했다.
스타벅스 노동자연합에 따르면 지금까지 미 26개 주에 있는 140여 개의 스타벅스 매장이 미 전국노동관계위원회에 노조 결성을 청원할 것으로 알려졌다.
스타벅스 매장 파트너로 9년 동안 근무한 레이 키도는 CNBC에 "직장을 보다 민주적이고 공평하게 만들기 위한 노력의 결실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노조를 통해) 동료들과 연대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고 기쁘다"며 노조결성 결의를 반겼다.
CNBC는 이번 뉴욕 리저브 로스터리 노조결성 결의는 최근 임시 최고경영자(CEO) 복귀를 선언한 하워드 슐츠 스타벅스 창립자 겸 명예회장에게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뉴욕 리저브 로스터리 매장이 과거 슐츠 창립자의 제안으로 설립된 매장이라는 이유에서다.
시애틀, 중국 상하이, 이탈리아 밀라노 등 세계 주요 도시에 설립된 스타벅스 리저브 로스터리 매장은 관광객과 지역주민 모두를 겨냥한 고급형 매장이다. 앞서 슐츠 창립자는 수십 개의 리저브 매장을 설립하기를 원했다. 하지만 케빈 존슨 CEO는 이를 반대했고, 미국의 새로운 리저브 매장은 지난 2019년 시카고 매장이 마지막이다.
스타벅스는 지난달 16일 성명을 통해 케빈 존슨 CEO가 오는 4일 CEO와 이사회 자리에서 물러나고 슐츠 명예회장이 임시 CEO를 맡을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존슨 CEO는 지난 2017년부터 스타벅스 CEO 자리를 맡아왔다.
CNBC는 "스타벅스의 노조결성 열풍은 임시 CEO 복귀를 앞둔 슐츠가 직면한 도전 과제 중 하나가 될 것"이라며 "슐츠는 과거 스타벅스 CEO로 재직하는 동안 '관대하고 진보적인 고용주'라는 평판을 얻었지만, 최근 노조결성에 속도가 붙고 직원들이 회사에 대한 불만을 공유하면서 그의 평판도 위험에 처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슐츠 명예회장은 과거 직원중심경영으로 직원들에게 인기를 얻었지만, 노조결성에는 반대하는 입장으로 현재 노조결성 추진 직원들과 대립 구도에 있다.
한편 월마트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100만명을 고용한 미 최대 민간 고용주인 아마존도 첫 노조결성을 앞두고 있어, 미국 기업 내 근로자들의 노조 결성 열풍이 한층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 1일 뉴욕시의 섬 스테이튼아일랜드 아마존 물류창고(JFK8) 노동자들은 투표(찬성 2654명, 반대 2131명)를 통해 노조 결성을 결의했다. WSJ은 "(아마존 물류창고) 근로자들이 첫 번째 노조 계약을 체결하기까지는 수개월이 더 걸릴 수 있다"면서도 "이와 같은 결과가 다른 아마존 창고 두 곳에서의 노조 체결도 촉진할 것"이라고 전했다.
WSJ이 언급한 두 곳은 직원 1500명이 고용된 스테이튼아일랜드의 다른 창고(LDJ5)와 앨라배마주의 매서머 물류창고다. LDJ5 근로자들은 오는 25일 노조결성 찬반투표에 나설 예정이다. 매서머 물류창고에서는 지난해 한 차례 노조 찬반투표를 진행했었는데, 투표 결과는 노조 반대표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그러나 노동위원회가 당시 선거활동 과정에서 사측의 부적절한 개입 정황이 확인됐다며 재투표를 명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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