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이 세계 최초 수소선박 선수쳤다…韓 조선은?

머니투데이 최민경 기자 | 2022.04.01 08:54
2019년 12월 11일 일본 고베 가와사키중공업에서 열린 세계 최초 액화수소운반선 '수소프론티어' 진수식 장면./사진제공=가와사키중공업 홈페이지

일본이 세계 최초로 액화수소 운반선을 통해 수소 해상 운송에 성공하면서 수소선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수소 운반에 의의를 뒀을 뿐 용량이 지나치게 작아 상용화하기엔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조선업계에선 연료도 수소를 사용하는 '수소추진선'을 만들려면 연료전지 용량이 먼저 해결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1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한국조선해양은 이르면 내년 수소운반선에 들어갈 수 있는 2만m³(입방미터) 규모의 수소탱크 개발을 완료할 예정이다. 수소운반선 상용화는 2025년이 목표다. 수소추진선은 2027년까지 시범 운영하겠다는 계획이다.

일본이 최근 세계 최초 액화수소운반선 '수소 프론티어(Suiso Frontier)'를 이용해 호주에서 일본으로 수소 운반에 성공했지만 이는 상용화되기 힘든 소형 운반선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가와사키 중공업이 만든 수소 운반선 탱크 크기는 1250m³로 약 75톤 수준의 액화수소를 운반할 수 있다. 일본은 수소 교역에 나설 운반선을 16만m³(약 1만톤) 규모로 계획했는데 이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조선업계에선 대규모 수소탱크가 개발되더라도 운반선이 상용화되려면 2025년은 돼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수소를 액화하려면 영하 253℃까지 온도를 낮춰야 하는데 막대한 에너지와 엄청난 비용이 투입된다. 현재까지 개발된 선박 중 가장 저온인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의 경우 영하 163℃를 유지해야 하는데 이보다 훨씬 낮은 온도다. 기화를 방지할 수 있는 액화수소 인수기지 및 저장시설, 파이프라인, 튜브 트레일러 등 관련 인프라도 갖춰야 한다.

수소 추진은 더 어려운 문제다. LNG운반선의 경우 LNG 탱크에서 자연적으로 증발한 일부 천연가스를 선박 연료로 이용한다. 그러나 액화수소의 경우 생산 비용이 너무 크기 때문에 선박 연료로 사용하기 어렵다.

결국 수소차처럼 수소연료전지를 사용한 선박이 가장 이상적인 '수소추진선'이 될 수밖에 없다. 국내에서 수소선박 개발에 가장 앞서 있는 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부터 수소추진선에 연료전지를 공급할 업체를 물색했지만 아직 충분한 출력과 효율을 가진 연료전지는 개발되지 못한 상태다.


차량용으로 주로 쓰이는 PEMFC(고분자전해질연료전지)는 보급이 잘 돼있지만, 대규모 발전이나 선박용으로 쓸 수 있는 SOFC(고체산화물연료전지)는 개발 단계거나 가격이 지나치게 비싼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먼 미래라고 하더라도 조선업계는 수소선박 시장 선점을 위해 착실하게 대비하고 있다. 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부터 두산퓨얼셀과 선박용 SOFC 시스템을 개발하는 실증 사업을 진행 중이다. 두산퓨얼셀은 2025년 선박용 SOFC를 내놓겠다는 목표다. 한국조선해양은 수소추진선에 들어갈 연료전지 주변 기기와 기자재를 개발·생산에 착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삼성중공업은 블룸에너지와 공동 개발을 통해 LNG선, 셔틀탱커 등에 적용할 수 있는 SOFC 핵심기술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대우조선해양도 SOFC 시스템을 적용한 VLCC(초대형 원유운반선)을 개발 중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일본이 만든 수소운반선은 크기가 매우 작기 때문에 상업용으로 쓸 수 없어 큰 의미가 없다"며 "수소운반선이 상용화되기 위해선 액화수소탱크뿐만 아니라 액화수소를 옮기기 위한 설비도 갖춰야 하는데 아직 이를 갖춘 나라는 없는 걸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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