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0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가평 계곡 사건 미공개 카톡 내용'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은 사건이 벌어지기 전 A씨가 이씨에게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 화면을 갈무리한 것이다. 대화를 보면 생전 A씨는 이씨에게 수차례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했다.
A씨는 전기세 3개월 치인 3만 8000원이 없어서 이씨에게 도움을 청하기도 했다. 그는 "한 달 밀린 거 아니다. 3개월치 밀렸고, 아껴쓴 거다. 전기세 좀 도와줘라. 변명하자면 이번 달은 21일에 월급 받아서 그때 전기세 내려고 했는데, 14일에 전기 끊어버린다고 했다. 이런 부탁해서 미안하다"고 보냈다.
또 A씨는 "나 너무 배고파. 안경도 사고 싶고 운동화도 사고 싶고 라면 살 돈도 없다"며 은행 계좌를 찍어 보냈다. 그의 통장 잔액은 '0원'이었다.
그는 "월급 탄 거 다 보내서 돈이 하나도 없다"며 "1만원만 입금해달라. 편의점에서 도시락 하나랑 생수 사 먹을 거다. 돈 빌릴 곳이 없다"고 호소하기도 한다. 이외에도 A씨는 "돈 들어오면 신랑 안경하고 운동화 사줘요. 신발이 찢어져서 창피해"라며 찢어진 신발 사진을 보냈다.
A씨는 한 기업에서 15년간 연구원으로 일하며 6000만원 수준의 연봉을 받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결혼 전 넉넉한 형편이었던 그는 사망 무렵 개인 회생까지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극심한 생활고도 이씨와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
'가평 계곡 사건' 관련 소셜미디어를 운영하는 누리꾼은 "A씨가 안경이 망가져서 사달라고 했는데, 이씨가 사주지 않아 한 달을 안경 없이 지내다 친구가 3만원짜리 안경을 사줬다고 한다. 이 안경도 이씨와 물놀이에 갔다가 빠져서 잃어버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A씨는 사망 한 달 전부터 돈이 없어서 잘 못 먹고 살이 7㎏이나 빠졌다"며 이씨를 엄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사람은 지난 2019년 6월 30일 경기도 가평군 용소계곡에서 수영을 못하는 이씨의 남편 A씨에게 다이빙을 강요해 물에 빠져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범행에 앞서 지난 2019년 2월 강원 양양군 펜션에서 A씨에게 복어 정소와 피 등을 섞은 음식을 먹여 숨지게 하려다가 독성이 치사량에 못 미쳐 미수에 그치기도 했다. 또 3개월 뒤에는 경기 용인시 낚시터에서 A씨를 물에 빠뜨려 숨지게 하려다가 지인이 발견해 A씨가 물 밖으로 나오면서 미수에 그치기도 했다.
이들은 지난해 12월 한차례 조사를 받은 이후 현재까지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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