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는 29일 오전 9시 제주도 본사에서 주주총회 및 이사회를 열고 남궁훈 신임 대표를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여민수·조수용 전임 대표는 고문으로 물러날 예정이다.
주총에 참석한 여 전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지난 4년은 플랫폼 기업의 기반을 든든히 한 시기"라며 "아직 부족하지만, 배당금 확대나 자사주 매입소각 등 주주환원정책을 발표할 수 있게 된 건 현금흐름·영업이익에 안정감을 갖추게 됐다는 표현"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 시기에 카카오 크루와 함께 일한 것은 굉장히 큰 보람이고 즐거움이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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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민수·조수용號, 수익성 개선 넘어 카톡 저력 보여줬다━
이런 실적 성장에는 여 전 대표가 2019년 선보인 성과형 광고 '비즈보드'가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이는 카카오톡 상단 배너 광고창으로, 무료 서비스인 카카오톡이 본격적으로 '돈 버는 플랫폼'으로 거듭나는 계기가 됐다. 네이버도 카카오를 따라 성과형 광고 '스마트채널'을 선보이는 등 업계 광고지형을 뒤바꿨다는 평가다.
특히 코로나19(COVID-19)로 인한 디지털 광고수요가 늘면서 2019년 2~3억원이던 비즈보드의 하루 매출은 1년6개월만에 10억원으로 성장했다. 작년 4분기에도 전년 대비 33% 성장하며 분기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여기에 톡채널·알림톡 등 신규 서비스가 더해지며 카톡은 지인 기반의 메신저를 넘어 온라인 비즈니스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LG애드(현 HS애드) 출신의 광고 전문가인 여 전 대표가 광고상품을 만들면, 브랜드디자인 전문가인 조 전 대표는 해당 광고가 이용자에게 거부감없이 서비스에 녹아들 방법을 고민하는 역할"이라며 "두 대표가 시너지를 발휘하는 구조였다"고 설명했다.
이에 두 사람이 떠나면서 카카오의 단기실적에 변동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그러나 여 대표는 "톡비즈 매출을 기반으로 한 광고와 커머스가 안정적인 궤도에 올랐고, 리더십 교체로 실적이 영향받는 단계는 지났다"며 "플랫폼과 비즈니스 파트너와의 연결성 등이 검증됐기 때문에 잘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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