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 팔려면 아이오닉5 더 팔아야…바이든표 '연비 벌금' 부활

머니투데이 이강준 기자 | 2022.03.30 05:43
[브뤼셀=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 나토 본부에서 유럽 각국 정상들과의 회담을 마치고 기자회견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러시아의 G20 퇴출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2022.03.25.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연비 기준 미충족 완성차 업체에 벌금을 부과하는 규제를 도입기로 했다. 전체 판매된 차량 중 평균을 내서 연비를 계산하기 때문에 완성차 업체들은 연비가 좋은 하이브리드, 전기차 판매 비중을 반드시 높여야 한다. 예컨대 현대차그룹의 경우 제네시스를 팔기 위해선 아이오닉5·EV6 판매량을 더 늘려야 하는 셈이다.

29일 로이터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연비 기준을 맞추지 못한 자동차 제조사에 대한 과징금 상향 조치(기업평균연비규제·CAFE)를 원래대로 되돌리기로 했다.

NHTSA는 인상되는 과징금의 규모가 최소 1억7085만달러(약 2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기업평균연비규제는 2012년 버락 오바마 정부가 제조사가 전기차 등 연료 효율성이 높은 차량을 만들도록 유도할 목적으로 만든 정책이다.

2025년까지 제조사가 연도별 자동차 연비 기준을 충족해야하는데 이를 못했을 때 부과하는 과징금액을 크게 상향시킨 게 골자다. 당시 완성차 업체들의 반발로 도널드 트럼프 정부 시절엔 이 규제를 사실상 무효화했지만, 바이든 정부서 부활시킨 것.



로이터 "스텔란티스 그룹, 벌금 최대 7320억원"…美, 내달 초 최종 규제안 발표 예정


[워싱턴=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백악관 사우스론에서 친환경 차 관련 행사에 참석해 지프 랭글러 4xe 루비콘을 몰아본 후 운전석에 앉아 얘기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2030년부터 미국 내 판매 신차의 절반을 친환경 차로 하겠다고 밝혔다. 2021.08.06.

새 규제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1년식 자동차 중 연비 기준에 미달할 경우 0.1mpg(갤런당 마일)마다 14달러(약 1만7100원)의 벌금을 부과한다. 예를들어 기준치보다 1mpg가 낮으면 차 한 대당 140달러의 벌금을 내야 한다. 2022년식 신차는 벌금이 15달러다.

그러나 연비 기준을 초과하는 차량의 경우 크레딧을 부과해 다른 차량의 부족분을 상쇄할 수 있도록 했다. 하이브리드·전기차 판매 비중이 높을 경우 연비가 낮은 차량을 판매해도 벌금을 면할 수 있다. 테슬라는 전기차만 판매하기 때문에 이 규제 크레딧을 타 완성차 업체에 팔아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이번 규제가 시행되면 지프·크라이슬러 등 미국 전통 브랜드를 보유한 스텔란티스 그룹이 가장 많은 벌금을 내야한다. 로이터 통신은 이번 규제로 최대 6억달러(약 7320억원)의 벌금을 내야한다고 추산했다. 2019년식 차량만 봐도 미국에서 전체 완성차 업계가 내야할 벌금이
2억9400만달러(약 3590억원)로 예상된다.

다만 이 규제가 발효된 건 아니다. NHTSA가 공개한 이 규제는 예시일뿐 최종안이 나온 건 아니기 때문이다. 최종안이 결정되고 공식적으로 연방정부가 발표하면 60일 이내에 규제가 발효된다. 업계에 따르면 내달 초 최종안이 나오는데, 2026년까지 연도별 기업평균연비 기준이 발표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 아이오닉5·EV6 판매로 규제 대응 나선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정부의 규제에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이브리드·전기차 판매 비중을 꾸준히 높여왔기 때문에 기업평균연비를 크게 낮출 수 있다는 설명이다. 게다가 현대차 아이오닉5·기아 EV6에 대한 현지 시장의 호평도 이어져 올해 전기차 판매량은 더 늘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제네시스 포함)는 지난해 78만7702대, 기아는 70만1416대를 판매했다. 친환경차 비중은 각각 9.5%, 5.1%에 달한다. 아직까진 투싼·니로 등 하이브리드 판매 비중이 높지만 점차 전용 플랫폼 기반 전기차, 아이오닉5와 EV6 판매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전기차 판매가 많아질수록 바이든 정부의 '벌금'을 피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현대차는 2030년 미국 시장에서 전체 판매량의 58%에 해당하는 53만대를 전기차로만 팔아 미국 내 전기차 점유율 11%를 달성할 방침이다. 기아는 미국·유럽 등 주요 4대 시장에서 109만9000대를 판매해 해당 시장의 전체 판매 대비 전기차 판매 비중을 2030년 45%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베스트 클릭

  1. 1 차 빼달라는 여성 폭행한 보디빌더…탄원서 75장 내며 "한 번만 기회를"
  2. 2 "390만 가구, 평균 109만원 줍니다"…자녀장려금 신청하세요
  3. 3 "욕하고 때리고, 다른 여자까지…" 프로야구 선수 폭로글 또 터졌다
  4. 4 동창에 2억 뜯은 20대, 피해자 모친 숨져…"최악" 판사도 질타했다
  5. 5 "6000만원 부족해서 못 가" 한소희, 프랑스 미대 준비는 맞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