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필요한가? 그런데 잘 팔리네!…LG의 신박한 가전

머니투데이 오진영 기자 | 2022.03.29 05:31
/사진 = 임종철 디자인기자


"스타일러도 처음엔 왜 필요한지 모르는 제품이었죠. 다른 가전도 그렇게 될 겁니다."

시장에 없었던 새 가전제품들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는 LG전자가 또 신제품을 내놨다. 집에서 맥주를 즐기는 홈술족을 위해 10일만에 직접 맥주를 만들 수 있는 수제 맥주 제조기 'LG 홈브루'다. 기존 제품보다 제조기간을 30%(14일→10일)나 단축했다. 업계에서는 LG전자가 냉장고·세탁기·에어컨 등 '3대장 가전'을 잇는 새 핵심가전 발굴을 위해 신박한 가전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확대되는 가전 시장에서 기존 제품 외에 새로운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제품 출시가 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가전 매출은 2020년과 비교해 8.5% 성장한 32조 364억원이다. 이들 중 상당 비율은 성능 외에도 디자인·독창성을 높게 평가하는 MZ세대다. 특히 코로나19(COVID-19)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이색가전 소비가 입소문을 탔다.

지난 3일 사전 판매에 들어간 LG전자의 식물생활가전 신제품 'LG 틔운 미니'가 대표적이다. 틔운 미니는 6일만에 물량 1000대가 모두 조기 완판을 기록했다. 149만원의 'LG 틔운'보다 저렴한 가격(19만 9000원)에 물과 영양제만 있으면 쉽게 반려식물을 키울 수 있다는 점이 큰 호응을 얻었다. 화분을 연상시키는 세련된 디자인은 덤이다.

LG전자는 일찍부터 뷰티·통증완화 의료기기와 맥주 제조기 등 신박한 가전을 계속해서 내놨다. 영화 아이언맨을 연상시키는 '프라엘 더마 LED 마스크'(2017)나 탈모치료 의료기기 '프라엘 메디헤어'(2020), 드럼세탁기 하단에 설치된 서랍형 신발 관리기(2008) 등이다. 이 중 신발 관리기는 빠른 시일 내 트루 스팀 기능을 이용한 '슈 스타일러'로 개선해 국내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LG전자가 최근 출시한 프리미엄 수제맥주제조기 ‘LG 홈브루’ 신제품. / 사진 = LG전자 제공

혁신가전은 기존 제품에 비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적으나 계속해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한때 스타일러를 제외하면 '0% 가전'이라고 부를 정도였으나 프라엘 라인업이 지속해서 인기를 끌면서 신가전 매출이 생활가전 전체의 17% 이상(지난해 3분기 기준)을 기록했다. 이 중 해외 매출 비중은 2020년 40%에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55%로 늘면서 매출 상승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업계는 LG전자가 신가전을 계속 출시하는 것에는 혁신제품의 주류화 과정을 거쳐 핵심사업으로 키우려는 사업전략이 내포돼 있다고 분석한다. 세계 최초의 의류 스타일러인 '트롬 스타일러' 역시 초기에는 외면받았으나 슬림화·용량 증가·고급화 등 여러 차례의 개선을 거치면서 누적 생산량 100만대(2021년 기준)를 기록했다.

구광모 회장의 경영철학인 '선택과 집중'을 통해 사업 고도화를 추진하고 있는 LG전자가 계속해서 혁신가전을 출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LG전자는 지난 2월 적자가 누적되고 있는 태양광 패널 사업을 철수했으며 지난해 7월에도 23분기 연속 적자를 낸 스마트폰 사업을 종료했다. 대신 제20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의료기기 강화 등 새 부문을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저가형 제품을 양산하고 있는 중국과의 경쟁, 원자재 가격 상승과 글로벌 공급난 등을 감안하면 지속적인 미래 먹거리 발굴은 필수적"이라며 "새로운 제품을 계속해서 내놓는 것은 단순한 모험이 아니라 신사업 진출을 위한 시도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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