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출시된 포켓몬빵이 누군가에게는 '상처'를 남기고 있다. 격한 인기에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가 되자 일부 소비자가 애꿎은 편의점 직원을 욕하고 매대를 뒤엎으며 공격적 모습을 보였다는 목격담이 쏟아진다. 피해가 쌓이니 아예 '포켓몬빵을 팔지 않겠다'며 두손 든 편의점 점주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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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켓몬빵 숨긴 것 아니냐'는 여성...한 편의점주 "지쳤다"━
문제는 높아진 수요를 공급이 뒷받침하지 못해 '품귀 현상'이 생겼다는 점이다. 식품업계에 따르면 포켓몬빵은 출시 4주만에 600만여개가 팔렸다. 하루 평균 생산 수량은 20만여개 수준인 것을 고려하면 납품되는 족족 팔린 셈이다. 한 편의점주는 "포켓몬빵이 하루 4~5개씩 들어오는데 10분도 안 돼 다 팔린다"며 "물량을 늘려달라 해도 워낙 사려는 사람이 많아 안된다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빵 구하기가 어려우니 일부 소비자가 공격성을 드러내는 일도 있었다. 지난 23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포켓몬빵 때문에 편의점에 경찰이 출동했다'는 글이 올라왔다. 게시글에 따르면 한 중년 여성은 편의점 직원이 '포켓몬빵 품절 됐다'고 하자 '숨긴 것 아니냐'며 물건을 발로 차고 매대를 엎었다.
편의점주 앞에서 상품 박스를 뒤지는 소비자도 있다. 한 편의점주는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 "포켓몬빵 차라리 안 팔고 말겠다"고 글을 올렸다. 게시글에 따르면 점주는 물류 차가 도착해 상품 검수를 하려는데 한 손님이 그새를 못 기다리고 박스 속 물건을 뒤졌다. 점주가 '아직 상품 건드리면 안된다'고 하자 손님은 '왜 이리 불친절 하느냐'고 쏘아붙였다. 점주는 "이런 손님 상대에도 지쳤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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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스티커 나올까' 도박 요소…전문가 "식품 마케팅에선 자제해야"━
포켓몬빵도 스티커에만 관심이 있을 뿐 '빵은 필요 없다'는 반응이 나온다. 최근 중고거래 사이트에는 스티커는 자신이 챙기고 '빵 100개를 한개당 1500원에 팔겠다'는 글이 올라왔다. 빵 구매 목적이 제품 안에 들은 스티커에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빵마다 어떤 스티커가 들었는지 모르는 '도박성'이 과소비를 부추긴다는 점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과거에도 모 패스트푸드 전문점이 세트 상품에 불특정 장난감을 사은품으로 증정해 어린이들 소비를 부추긴 적이 있었다"며 "최근에는 20~30대도 캐릭터를 좋아하는 습성을 보이다보니 소비량이 늘어나는 측면이 있는 것"이라 말했다.
실제로 SPC삼립도 '뮤'와 '뮤츠' 등 일부 스티커는 생산량을 낮춰서 희소성을 일부러 높이고 있다. 해당 스티커들은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다른 스티커보다 비싼 5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렇게 도박성을 활용한 마케팅이 '전략'으로 해석될 수 있지만, 적어도 식료품 마케팅에선 자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은희 교수는 "사은품을 얻으려 식료품은 버리는 행태가 자주 등장한다"며 "식료품은 중고 거래가 어려워 폐기되는 일이 많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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