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값' 배송에 아마존도 이용…"중저가 K제품 수출 견인"

머니투데이 고석용 기자 | 2022.03.27 14:50

[연중기획-진격의 K스타트업, 세계로!] 25년차 물류 베테랑이 설립한 린코스의 글로벌 도전기
자체 물류망 구축으로 해외물류비 절반까지 줄여…IT기반 물류정보시스템도 제공
"지구 어디서든 韓제품 동일한 가격에 살 수 있게 할 것"

김용현 린코스 대표 인터뷰 /사진=인천=이기범 기자 leekb@

해외 소비자가 국내 온라인쇼핑몰에서 상품을 구매하는 '역직구' 때 발생하는 2만~3만원의 배송비(물류비)를 절반으로 줄여주는 물류 스타트업이 있다. 2015년에 설립된 린코스다. 이 회사는 자체적으로 구축한 물류망으로 국제물류 비용을 낮추며 국내 판매자들의 해외 판매를 돕고 있다.

통상 국내 판매자들이 해외 구매자들에게 상품을 판매할 때는 DHL, EMS, 페덱스 등 글로벌 특송업체를 활용해 상품을 발송한다. 배송 속도는 빠르지만 가격은 상당하다. 지역이나 중량, 서비스에 따라 다르지만 1㎏짜리 상품을 동남아에 보내려면 보통 2만원 안팎을 지불한다.

문제는 화장품이나 액세서리 같은 중저가 상품일 때다. 김용현 린코스 대표는 "K콘텐츠 등 한류의 인기로 해외에서 연예인 굿즈나 액세서리 상품 같은 저렴한 제품들을 이커머스로 직구하려는 고객이 늘고 있다"며 "그런데 특송업체를 쓰면 상품가격보다 배송비가 더 비싼 경우가 발생한다"고 했다. 이에 많은 해외고객들이 상대적으로 물건값과 특송가격이 모두 저렴한 중국에서 유사상품을 구매하기도 한다.

린코스는 자체적으로 물류망을 구축해 이같은 문제를 해결했다. 물류창고를 통해 공동물류를 진행하고 항공화물운송비를 낮췄다. 현지에서도 지역별로 가격이 저렴한 현지 통관·배송기업을 활용해 단가를 낮췄다. 특히 판매자들이 신경써야 하는 부분이 특송업체를 이용할 때보다 적다. 린코스가 개발한 IT기반 물류정보시스템은 주문·창고·수배송(OMS·WMS·TMS)의 세 가지 과정을 통합해 제공하기 때문에 판매자는 개별 물류 운송과정을 관리하는 대신 린코스 솔루션 하나만 사용하면 된다.

신뢰도를 쌓으면서 이베이, 아마존, 쇼피, 아이허브 등 글로벌 이커머스 플랫폼들도 린코스를 물류파트너로 인정하고 있다. 린코스를 통해 배송 가능한 국가는 미국, 동남아시아, 유럽 등 60여개국에 달한다. 매출은 2020년 158억원에서 지난해 300억원(추정)으로 늘었고 올해는 5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동남아에 진출한 한국기업인 등으로부터 22억원의 시리즈A 투자도 유치했다.
린코스가 물류서비스를 제공하는 국가 /사진=린코스


"생존 위해 필수였던 글로벌 사업…맨땅에 헤딩하며 해외파트너 개척"


현재는 탄탄한 현지 네트워크로 안정적인 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사업의 시작은 무모한 도전이었다. 창업 초기멤버 3명 모두 물류업 경력 25년 이상의 베테랑들이었지만 33㎡(10평) 규모의 창고 하나 가진 스타트업이 글로벌 대기업과 경쟁하며 타국에서 사업 네트워크를 구축한다는 게 쉽지 않아서였다.

김 대표는 "그러나 글로벌 진출은 필수였다"고 말했다. 국내 물류 사업에서는 스타트업이 대기업과 경쟁해 이길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는 "동남아를 중심으로 커가는 소규모 해외판매자들의 물류에 도전해볼만한 여지가 있었다"며 "구조를 분석해보니 실제 소요되는 항공료, 통관료, 현지배송료에 비해 특송업체들이 너무 비싼 비용을 요구해왔다"고 설명했다.


막상 시작한 해외물류 사업은 김 대표의 예상보다 더 어려웠다.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신뢰할 수 있는 항공, 통관, 배송 파트너를 찾는 게 쉽지 않았다. 너무 무모하다는 주변의 우려도 컸다. 김 대표에게 해결 방법을 묻자 "쉬운 길은 없었다"면서 "수없이 콜드메일을 보내고, 업계 사람을 통해 소개도 받고, 미팅하고 허탕치기를 반복했다"고 말했다. 사업 초기 파트너 평가시스템이 구축되기 전까지는 배송국가를 늘릴 때마다 반복했던 작업이었다.

'맨땅에 해딩식' 시행착오가 줄어든 것은 2019년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 싱가포르 K스타트업센터(KSC)를 개소하면서다. KSC가 믿을 수 있는 파트너들을 소개해주면서 시행착오를 줄였다. 김 대표는 "공공기관이 소개해주는 파트너들은 확실히 믿을 수 있었다"며 "린코스 싱가포르 법인은 KSC싱가포르 오피스에도 입주해 현지사업 전반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브라질이든 한국이든…배송비 똑같게 만드는 게 목표"


유럽, 동남아 전역으로 물류대상지역을 넓힌 린코스는 앞으로 중동, 아프리카, 중남미 지역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김 대표는 "올해 아랍에미레이트, 이집트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린코스는 담당하는 물량이 커진 만큼 판매자들에게 제공하는 IT물류정보시스템 고도화도 진행중이다. 김 대표는 "단순히 배송비만 저렴했다면 지금처럼 성장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린코스의 강점인 빠르고 통합된 IT물류정보시스템을 올해는 더욱 고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최종목표는 지구 반대편의 한국 제품 구매자도 국내 구매자와 똑같은 조건으로 물건을 받아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세계 어디에서든 한국 물건을 린코스로 구매하면 국내배송비 정도의 비용만 내도 받아볼 수 있도록 하겠다는 포부다. 김 대표는 "물류 빅데이터를 더 쌓고 물류망을 고도화하면 가능하다고 본다"며 "언젠간 DHL이나 EMS보다 큰 물류업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현 린코스 대표 인터뷰 /사진=인천=이기범 기자 leek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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