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진수 고려아연 사장 "폐배터리 재활용 세계 최고 될 것"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 2022.03.21 06:00
인터배터리 2022에 첫 참가한 고려아연 부스 전경/사진제공=고려아연

"제련업에서 갈고 닦은 기술력을 토대로 폐배터리 리사이클(재활용) 분야에서도 세계 최고가 되겠습니다."

노진수 고려아연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 1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2'에서 머니투데이 기자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고려아연이 이번 전시에 첫 참가한 만큼 남다른 포부를 전했다.

고려아연은 1974년 설립돼 반세기 역사를 자랑하는 비철금속 제련업체다. 사명에서도 알 수 있듯 주력으로 다루는 금속은 아연이다. 영풍 석포제련소를 포함한 그룹의 아연 생산 점유율은 약 10%로 글로벌 1위다.

비철금속은 철강과 달리 제련과정에서 다양한 희소광물 등 부산물이 발생한다. 구리, 아연 등 광산에서는 여러 비철금속과 귀금속이 섞여 있기 때문에 채굴의 주된 목적이 되는 광물뿐 아니라 부산물도 잘 제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려아연은 2017년 황산니켈 계열사 '켐코'를 설립하고 2020년 동박 제조 100% 자회사 '케이잼'을 설립하는 등 수 년 전부터 이미 이차전지 소재 사업을 준비해왔다. 이번 전시를 통해 고려아연은 이차전지 소재 사업 품질 기술력과 우수성을 대외에 알린 셈이다.

고려아연의 신사업은 최윤범 대표이사 부회장(사진)이 2019년 사장으로 취임한 이후 더욱 탄력받는 모습이다. 최 부회장은 취임 이후 이차전지 소재 사업을 신재생 에너지 및 그린수소, 자원순환 사업과 함께 기업 신성장동력으로 집중 육성한다는 '트로이카 드라이브'를 선언했다. 이번 전시 참가가 첫 대외 행사다.

이번 전시에서는 황산니켈, 동박, 전구체(양극재 재료) 등 배터리 소재 제조에 비해 비교적 늦게 시장에 계획이 알려진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 모델도 상세히 소개돼 눈길을 끌었다.

최윤범 고려아연 부회장/사진=머니투데이DB

노 사장은 "자랑할 만한 자원이 나오지 않는 우리나라가 지금 같은 경제 규모로 발전한 데는 고려아연이 그동안 기초 소재산업의 밑거름 역할을 하면서 기여한 부분도 있다고 자부한다"며 "배터리 소재나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 역시 우리나라 산업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업 발전을 위해 우리가 고민했던 방향성은 △연속 생존할 것 △친환경적으로 안정적으로 성장할 것 △직원들의 안전도 신경쓰면서 사회공헌할 방안을 찾을 것 등 크게 3가지였다"며 "그린 에너지, 그린 소재, 자원 순환 등 분야는 축적된 기술력과 자금력을 갖고 강점을 가진 분야"라고 덧붙였다. 노 사장은 고려아연이 지난해 말 신설한 '지속가능경영본부'를 이끌고 있다.


고려아연은 지난해 매출 9조9767억원, 영업이익 1조961억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거뒀다. 보유현금과 유가증권 규모는 지난해 연말 기준 2조1260억원으로 자금력도 풍부한 것으로 평가된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아연 전해공정에서 쌓은 전해기술을 응용하면 동박의 품질과 생산성을 확보할 수 있다"며 "제련과정에서 쌓은 불순물 제거 기술을 활용하면 고순도 황산니켈을 생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고려아연은 켐코를 통해 황산니켈을 이미 연 8만톤 규모로 생산 중이다. 향후 증설도 예고한 상태다. 동박 공장은 오는 10월부터 양산을 개시해 연 1만3000톤 생산능력을 갖춘다.

업계에서는 고려아연이 무엇보다 제련사업을 통해 구축해온 글로벌 광산사업자와의 긴밀한 파트너십을 통해 원료광물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꼽는다. 이를테면 동박의 경우 원자재인 구리를 직접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제련한다는 점에서 가격 경쟁력을 노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폐배터리 자원 선순환 사업 역시 탄탄한 업력이 토대다. 고려아연은 아연과 연을 다루면서 건·습식 제련 기술을 모두 갖췄다. 건식제련은 고온에서 화학반응을 일으켜 금속을 회수, 습식제련은 정광을 황산에 용해한 뒤 수용액을 용해시켜 전기 분해 회수하는 방식을 말한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광물에서 자원을 캐내는 것과 폐배터리에서 재활용할 금속을 추출하는 것이 기술면에서 흡사하다"며 "고려아연은 이미 건·습식 융합공정을 갖춘 만큼 이 공정을 적재적소에 활용해 효율적이면서도 대량으로 폐배터리를 재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시 기간 중 고려아연 부스를 찾은 한 관람객은 "고려아연이 이차전지 소재사업에 진출하는 부분에 대한 정보를 쉽게 이해할 수 있어 좋았다"며 "차후 배터리 시장 규모 증대에 따른 원가상승의 부분과 폐배터리로 인해 환경적인 문제가 대두될 수 있어 고려아연의 리사이클링 기술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고려아연 부스 내 배치된 이차전지 소재 관련 전시품/사진=김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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