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전국 휘발유 가격은 전일 대비 0.04원 오른 ℓ(리터)당 2002.17원을 기록했다. 서울 평균 가격은 0.85원 떨어진 2077.11원이었다. 휘발유 가격은 지난 16일 이후 엿새째 200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전국 휘발유 평균 판매 가격이 ℓ당 2000원대를 돌파한 것은 2012년 10월 넷째주 이후 9년5개월 만이다.
이처럼 급격한 기름값 인상은 음식을 배달하는 라이더의 수익 악화를 불러온다. 같은 돈을 벌어도 유류비로 빠지는 금액이 커지기 때문이다. 특히 차량을 이용하는 일명 '차팡'(차량+쿠팡)들의 어려움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유가 오름세에 관해 배달 커뮤니티 등에는 "예전에는 오토바이 가득 1만원이면 됐는데, 이제는 어림없다", "연비가 너무 안 좋아서 자동차는 접고 오토바이를 살까 고민 중" 등의 반응이 나온다.
휘발유·경유와 더불어 LPG(액화석유가스) 가격도 급등하며 택시기사의 걱정도 커졌다. 오피넷에 따르면 18일 기준 전국 평균 LPG 가격은 ℓ당 1083.25원이다. 지난해 3월(899원)보다 약 20% 오른 가격이다. 개인택시 수입의 20% 이상이 연료비로 빠져나간다는 말도 나온다. 법인택시의 경우 사납금 2만~3만원 인상 가능성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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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값 고객에 전가한 우버, 끌어안은 도어대시…국내는?━
우버는 미국과 캐나다에서 적어도 60일 동안 45~55센트(한화 약 540~660원)의 유류 할증료를 부과하고 있다. 자사 음식 배달 서비스인 우버이츠 이용 고객에도 35~45센트(약 420~540원)의 추가 요금을 매겼다. 리프트도 승객들에게 55센트의 추가 요금을 내도록 했다.
음식 배달 서비스인 도어대시는 오히려 라이더에게 기름값을 보상해주는 방법으로 고유가 상황을 헤쳐나가고 있다. 도어대시의 경우 연료비의 10%를 캐시백해주고, 일정 거리를 주행하면 추가 금액을 지급해 라이더의 운행을 독려하고 있다.
택시· 음식배달 등의 서비스를 중개하는 국내 플랫폼의 경우 아직은 유가 급등에 대한 눈에 띄는 움직임이 없는 상황이다. 국제 유가의 급등세는 꺾였지만, 국내 기름값이 2~3주 전의 국제유가 상승 흐름을 반영하는 추세를 보면 상승세는 당분간 계속될 수 있다.
그나마 배달 업계에서는 조금씩 전기오토바이를 늘려가며 이런 변동성에 대응하는 추세다. 전기오토바이는 주행거리가 60~70㎞에 그친다는 단점이 있지만, 최근 배터리 교환 서비스가 확대되고 있다. 서울시는 2025년까지 시내 배달오토바이 3만5000여대를 모두 전기오토바이로 바꾼다는 계획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도어대시는 자신들이 손해를 감수하고라도 라이더를 확보해야 한다는 판단을 했던 것"이라며 "국내 플랫폼의 경우 수익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에 같은 방식으로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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