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횟집도 아니고…' 車 시가판매하는 테슬라의 배짱 장사

머니투데이 이강준 기자 | 2022.03.16 16:36
테슬라 코리아가 13일 서울 영등포구 롯데백화점 영등포점에서 '모델 Y'를 국내 최초공개한 가운데 시민들이 차량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테슬라가 차값을 연이어 인상하면서 국내서도 고성능 중형 전기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모델Y 퍼포먼스가 9000만원선을 넘겼다. 그럼에도 차를 받으려면 최대 18개월이 걸린다.

16일 테슬라코리아에 따르면 전날 모델3 롱레인지와 모델Y 퍼포먼스·롱레인지 가격이 최대 440만원 인상됐다. 이달 11일 이들 가격을 100만~200만원을 올렸던 테슬라가 불과 나흘 만에 추가 인상한 것이다.
/사진=트위터 캡처
이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트위터를 통해 "테슬라와 스페이스X는 원자잿값·물류비에 있어서 상당한 가격 인상(인플레이션) 압박을 받고 있다"고 밝힌지 이틀 만이다.

△모델3 롱레인지는 350만원(7079만→ 7429만원) △모델Y 롱레인지는 310만원(8189만→ 8499만원) △모델Y 퍼포먼스는 440만원(8799만→ 9239만원)이 각각 올랐다. 지난해 초 가격과 비교하면 모델3 롱레인지(5990만원)는 약 24%, 모델Y 롱레인지(6990만원) 약 22%, 모델Y 퍼포먼스(7990만원) 약 16% 각각 인상됐다.
이런 높은 인상폭은 우리나라만 적용된 건 아니다. 미국에서도 전 모델이 인상됐는데, 모델X 롱레인지가 현재 가격이 11만4990달러(약 1억4220만원)로 작년 3월 대비 무려 28%가 올랐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 중인 모델Y 롱레인지도 미국에서는 25%, 모델3 스탠다드도 22%가 인상됐다. 모델X와 모델S는 현재 국내 가격이 정해지지 않았다.


유례 찾기 힘든 '테슬라식' 가격 인상…"추가 가격인상 가능성"


푸틴
테슬라가 가격을 급격히 올린 이유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때문에 원자재 가격이 대대적으로 올랐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니켈은 전기차 배터리 핵심 소재인데 러시아가 최대 생산국이다. 니켈이 최근 급상승하면서 전기차 가격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배터리 가격도 덩달아 오르는 모양새다.

시세에 따라 급격히 변동하는 테슬라의 가격 정책은 완성차 업계에서 유례를 찾기 힘들다. 기존 제조사들은 가격 인상 압박이 있거나 작년부터 발생한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 같이 어려움이 있을 경우 연식변경이나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등을 통해 차값을 올렸다. 가격이 오르는 대신 편의사양도 같이 추가돼 일종의 명분도 쌓았다.


테슬라는 이런 규칙이 없다. 가격 인상 시점을 예측할 수 없고 소비자들에게 사전에 안내하지도 않기 때문에 '지금 사는 게 가장 싸다'는 말이 퍼질 정도다. 국내는 모델S와 모델X의 정확한 제원과 가격을 공개하지도 않았는데 사전 예약부터 받고 있어 '자동차를 싯가(시가의 비표준어)에 파냐'는 비판을 듣기도 했다.

그러나 테슬라에 대한 국내 소비자의 믿음은 굳건하다. 테슬라코리아는 인기 차종인 모델3 롱레인지 예약 고객에게 최대 1년6개월까지 인도 기간이 필요하다고 안내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전기차 보조금 100% 지급 기준인 출고가 5500만원 이하로 차 값을 낮추지 않은지도 오래다. 모델Y 롱레인지는 이번 가격 인상에도 50% 지급 최대치인 8500만원 이하로 맞췄지만, 모델Y 퍼포먼스는 보조금을 아예 받지도 못한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를 선도하는 기업이다보니 가능한 가격 정책"이라며 "글로벌 공급망이 안정화되기전까지는 이번 사례와 같은 기습 가격인상이 또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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