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할뻔한 회사 CEO의 자신감…"화상 솔루션 강자 '줌' 꺾는다"

머니투데이 최태범 기자 | 2022.03.30 10:55

[스타트UP스토리]최필준 플링크 대표 "기술로서 인류 커뮤니케이션 능력 높인다"

최필준 플링크 대표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2019년 초 투자유치를 위해 20여곳의 벤처캐피탈(VC)에 피칭을 했는데 1곳을 빼고 어느 곳도 투자를 검토하지 않았다. 기술 개발은 계속 진행되는데 회사에 돈이 너무 없어서 정말로 문을 닫을 뻔한 큰 위기가 있었다."

실시간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페이지콜'을 운영하는 플링크의 최필준 대표는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에 대해 이같이 회상했다.

폐업 위기를 겪던 플링크는 코로나19로 원격교육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기사회생했다. 시장의 주목을 받은 페이지콜은 단 2개에 불과했던 고객사가 20여곳으로 늘었고, 사용량은 160만분에서 3500만분으로 22배 폭증했다.


페이지콜, 같은 화면 실시간 동기화하며 필기 공유


최필준 대표는 페이지콜의 강점으로 △WebRTC(Web Real-Time Communication) 기반 쌍방향 인터랙티브 커뮤니케이션 △고객별 용도에 따라 커스터마이징 가능한 미팅룸(학습공간) 등을 꼽았다.

그는 "줌(Zoom)이나 구글 미트 등 기존 온라인 통신 솔루션은 곧 '화상회의'라고 여겨질 만큼 회의하는데 적합한 솔루션"이라며 "커뮤니케이션은 발표자와 청중으로 구분되는 형식도 있지만 치열하게 상대를 설득하고 설명하는 일이 많다"고 했다.

이어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이 칠판이나 연습장을 눈앞에 두고 서로 생각나는 것을 쓰면서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하지만 기존 화상회의는 미리 준비된 자료만으로 설명 가능해 커뮤니케이션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페이지콜의 경우 삼성S펜·애플펜슬·마우스 등으로 이용자간 필기를 실시간 동기화하며 화면을 '화이트보드'처럼 쓰고, 고정된 미팅룸만 제공하는 일부 화상회의 솔루션과 달리 커뮤니케이션 용도별로 구성할 수 있어 학습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 적용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최 대표는 "우리는 화이트보드에 미쳐있는 팀"이라며 "뚝뚝 끊기지 않고 자연스러우면서 편해야 한다. 쌍방향 액션에서 발생하는 데이터의 정합성을 유지하는 알고리즘을 오랫동안 개발해왔다. 이 기술로 정부의 팁스(TIPS)에도 선정됐다"고 밝혔다.


비대면 과외업체들 속속 도입…고객사 성장도 견인



페이지콜은 비대면 과외 서비스를 제공하는 설탭과 수파자를 비롯해 콴다과외, 풀리, 개념원리, 디쉐어 등 다양한 기업들이 사용하고 있다. 기밀유지협약(NDA)에 따라 사명 공개가 어려운 대기업 계열사 2곳에서도 페이지콜을 채택했다.

특히 페이지콜을 도입한 수파자의 경우 2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고, 설탭은 140억원의 투자를 받는 등 고객사의 성장도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 대표는 온라인 커뮤니케이션 솔루션 시장이 지난해 60조원에서 2026년에는 168조원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코로나가 종식돼도 기관·기업들의 온라인 수요는 지속될 것"이라며 "시간·비용을 고려할 때 되돌아가기 힘든 시대적 흐름"이라고 했다.

페이지콜의 기회요인에 대해선 "이전에는 단순히 화면 공유와 채팅만 해도 문제가 없었지만 코로나 이후 더욱 다양한 커뮤니케이션을 온라인으로 이용하게 됐다. 기존 솔루션의 한계가 커지면서 맞춤형으로 사용할 수 있는 솔루션 수요가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10월 시리즈B 투자유치, 유니콘 등극 목표



최필준 플링크 대표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최 대표는 오는 10월 시리즈B 투자를 유치해 개발 조직을 확대하고 다양한 세일즈 전략과 함께 글로벌 진출에도 속도를 낸다는 목표다. 800~1000곳의 글로벌 고객을 확보하면 매출 규모는 1000억원대로 늘고, 기업가치 1조원의 유니콘 등극도 가능할 것이란 분석이다.

향후 시리즈C 단계가 되면 본격적으로 줌과 구글 미트 등 온라인 커뮤니케이션 솔루션을 운영하는 미국의 빅테크 기업들과 자웅을 겨뤄보겠다는 의지다.

최 대표는 "시리즈B 투자 이후 교육시장과 아시아 쪽을 공략한 다음 시리즈C 때는 미국 시장에서 줌을 비롯한 빅테크와 부딪혀 볼 것"이라며 "지금은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이라고 하면 줌을 떠올리지만 앞으로는 굉장히 세분화된 미래가 펼쳐질 것"이라고 했다.

궁극적으로는 기술을 통해 인류 커뮤니케이션의 적시성과 정확성을 높이고 사회적으로 불필요한 비용을 감소시키는 것이 최 대표의 사업 철학이다.

그는 "밀도 있는 소통을 하려면 실시간성이 중요하지만 서로 가능한 시간·장소를 맞추기 위한 노력과 비용이 필요하다. 기술로서 이런 비용을 줄이고 정확한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지도록 도와 인류가 더욱 생산적인 곳에 시간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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