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투쟁에 깜짝 화재까지..가슴 쓸어내린 '롯데 제주 드림타워'

머니투데이 유승목 기자 | 2022.03.15 15:36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 양대 사업축인 호텔·카지노에 연이은 악재

지난 14일 오후 제주시 노형동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 옥상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옥상 내 시설물에서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롯데관광개발의 사활이 걸린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 사업이 연이은 악재로 애를 태우고 있다. 코로나19(COVID-19) 속에서 외국인 카지노가 월간 흑자를 내며 회복 조짐을 보이는가 싶더니 노사갈등에 화마까지 덮칠 뻔 하며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다.

15일 관광업계와 제주 소방당국에 따르면 전날 제주시 노형동에 위치한 드림타워 리조트에서 화재사고가 발생했다. 오후 3시쯤 타워2 옥상에 있는 대형 냉각탑에서 불이 났는데,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원에 의해 30여분 만에 진화됐다. 건물 외부에서 발생한 소형화재로 별 다른 인명·시설피해는 없었고, 운행하지 않는 빙축열용 냉각탑에서 발생한 화재라 영업에도 지장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제주도 최고 높이 마천루에서 불이 났단 소식이 퍼지며 곤란을 겪게 됐다. 화재 자체는 작은 규모였지만, 바람이 거센 제주 특성 상 삽시간에 새카만 연기가 퍼지며 대형화재처럼 비춰졌기 때문이다. 최근 동해안 일대의 대형산불로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투숙객 대피에 소홀했단 주장이 나오며 호텔 대처가 도마에 올랐다.

일부 투숙객들은 탄내가 나는데도 호텔 측에서 대피 등 별다른 안내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5성급 특급호텔의 화재 등 사고 대응 매뉴얼로는 적절치 않았단 것이다. 드림타워 리조트는 글로벌 호텔체인 하얏트 간판을 달고 호텔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그랜드 하얏트 제주는 전 세계 1000여개의 하얏트 중에서 두 번째 크기로, 아시아·태평양에선 가장 규모가 큰 올스위트 콘셉트의 호텔이다.
지난 14일 오후 2시47분경 제주지역 최고층 빌딩인 노형동 드림타워 38층 옥상에서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다. 화재는 옥상 냉각쿨러에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뉴시스
드림타워 측은 다소 오해가 있다는 설명이다. 관련 규정에 따라 실외엔 화재경보기를 둘 수 없어 경보가 울리지 않았고, CC(폐쇄회로)TV를 통한 화재 인지 및 대응 시점에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원이 도착해 사전 안내가 없던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드림타워 관계자는 "화재진압에 우선 주력했고, 진화 후 시설점검까지 마친 후 안내방송을 실시했다"며 "일부 이용자 문의에 대해서도 적극 안내했다"고 말했다.

이번 화재는 주말마다 1600실 중 1000개가 넘는 객실이 들어차는 등 안정적인 캐시카우(현금창출원)가 된 호텔영업에 찬물을 끼얹는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코로나 이후 내국인 호캉스(호텔+바캉스) 중심으로 돌아가는 제주 호텔시장에서 럭셔리와 함께 안전이 중요한 요소로 부각하고 있어서다. 신라·롯데·조선호텔에 신화월드 등 특급호텔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이미지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다만 드림타워 측은 아직까지 예약률 등에 변동은 없다는 설명이다.


올해 롯데관광의 드림타워 악재는 화재가 처음이 아니다. 앞서 지난달에는 카지노 부문에서 노사 간 내홍이 불거지며 냉가슴을 앓았다. 드림타워 카지노 직원 중 일부가 가입한 노조 측에서 임금에 불만을 호소하며 단체행동에 돌입하면서다. 드림타워 개장 이후 임금이 한 차례도 인상되지 않는 등 불합리한 대우를 받고 있단 주장에서다.
지난달 제주관광서비스노동조합 드림타워 카지노지부가 드림타워 복합리조트 앞에서 단체행동을 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이에 대해 일각에선 다소 무리한 요구란 지적도 나온다. 롯데관광 곳간이 텅 비어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월간 카지노 매출액이 81억원을 기록하고,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도 약 15억원으로 카지노 개장 반 년 만에 흑자를 달성하는 등 성장세를 구가하는 듯 보이지만, 코로나 여파로 사업차질이 지속되며 성과가 여전히 기대에 못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롯데관광은 지난해 잠정 영업손실만 1300억원에 달할 만큼 보릿고개를 나고 있다. 카지노 부문의 경우 연간 매출액이 211억원에 그쳤다. 코로나 여파로 당초 전망했던 5000억원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성적표를 받았다. 코로나19로 하늘길이 끊기고 2년째 중단된 제주 무사증 정책도 재개되지 않으면서 영업타깃인 일본·중국 '큰손'을 비롯한 외국인 관광객이 좀처럼 늘고있지 않기 때문이다.

본격적인 코로나 리오프닝(경기재개)시 가장 수혜를 입을 종목인 만큼 향후 전망은 긍정적이다. 다만 업계에선 올 상반기까진 위기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한 관광업계 관계자는 "업종 특성 상 방한 여행수요가 사업 성패를 가르는 요소란 점에서 영업정상화까진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며 "노사갈등과 화재 등의 악재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베스트 클릭

  1. 1 노동교화형은 커녕…'신유빈과 셀카' 북한 탁구 선수들 '깜짝근황'
  2. 2 "바닥엔 바퀴벌레 수천마리…죽은 개들 쏟아져" 가정집서 무슨 일이
  3. 3 '황재균과 이혼설' 지연, 결혼반지 뺐다…3개월 만에 유튜브 복귀
  4. 4 '日 노벨상 산실' 수석과학자…'다 버리고' 한국행 택한 까닭은
  5. 5 "곽튜브가 친구 물건 훔쳐" 학폭 이유 반전(?)…동창 폭로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