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 떡잎부터 키우자"…PEF 투자공식도 바뀐다

머니투데이 김근희 기자 | 2022.03.14 16:31

PEF, 벤처 투자 증가 추세…플랫폼 기업 급성장 영향

PEF(사모펀드)들이 잇달아 벤처기업 투자에 나서는 등 PEF 투자 공식이 바뀌고 있다. 플랫폼, 바이오, 인공지능(AI) 등 다양한 산업에서 초대형 벤처기업들이 탄생하면서 PEF와 VC(벤처캐피탈) 간의 투자 경계가 흐려지고 있다.

14일 IB(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PEF들의 벤처 기업 투자가 증가하고 있다.

세계적인 PEF 칼라일은 지난해 카카오모빌리티에 2000억원을 투자했고, IMM인베스트먼트는 무신사에 1200억원을 투자했다. 이처럼 이미 실적이 발생하고, 알려진 벤처기업들뿔 아니라 아직 시작단계에 있는 벤처 기업에 투자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바이아웃 투자를 주력으로 했던 H&Q코리아 파트너스는 지난해 온라인투자금융기업(P2P) 렌딧에 504억원을 투자했다. 렌딧은 P2P 기업 중 개인신용 중금리 대출에 집중하는 회사로, 대출신청, 대출자 심사, 투자 모집, 채권관리 등의 서비스를 비대면을 진행하는 사업을 펼치고 있다.

임유철 H&Q코리아 파트너스 대표는 "렌딧의 대출 플랫폼은 니치마켓(틈새시장)으로 성장성이 높다"며 "특히 렌딧은 퍼스트무버로 시장을 선점하고 있고, 인적 구성도 좋아 투자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IMM PE(프라이빗에쿼티)는 AI 로봇 스타트업 업체인 베어로보틱스에 600억원을 투자했다. 베어로보틱스는 2017년에 설립된 스타트업으로 식당에서 서빙을 도와주는 로봇을 제조한다.

최근 IB업계에서는 스틱인베스트먼트가 음악 저작권 투자 플랫폼인 뮤직카우에 투자를 진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투자 규모가 약 4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동안 PEF들은 위험성이 높은 스타트업과 벤처기업보다는 일정 규모 이상 성장한 기업에 투자를 해 단기간에 안정적으로 수익창출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연기금, 각종 공제회 등 출자자들이 안정적인 수익이 나는 투자처를 선호해서다.

그러나 최근 전통산업인 제조업이 아닌 플랫폼, 바이오, AI 등 혁신기업이 급성장하고, 비상장 업체들의 기업가치가 급등하면서 PEF들도 벤처 투자에 나서게 된 것이다.

한 PEF 관계자는 "e커머스, 반도체, 2차전지, AI 업체 등이 빠르게 성장하고, 기업가치를 높게 받으면서 PEF들도 벤처투자에 눈을 돌리게됐다"며 "해외의 경우는 이미 VC와 PEF 투자 경계가 모호해지지 오래"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에서도 쿠팡 등 대형 벤처기업들이 생겨나면서 벤처투자의 성격도 달라졌다"며 "상대적으로 투자 규모가 적은 VC들보다 PEF가 투자하기 더 적합한 사례들이 나오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0월 개정 자본시장법이 시행된 것 역시 PEF들의 벤처 투자에 불을 지폈다. 그동안 경영참여형 PEF들은 투자 대상 기업 주식을 10% 이상 취득해 6개월 이상 보유해야 하는 의무가 있었다. 그러나 자본시장법이 개정되면서 해당 의무가 없어졌고, PEF들도 소수 지분에 투자가 가능해졌다.

IB업계 관계자는 "유동성이 풍부해지고, 비상장 기업들의 기업가치가 치솟으면서 PEF들이 IRR(순내부수익률) 20%를 기록하는 것도 흔해졌다"며 "PEF 사이에서도 벤처 투자를 통해 투자 시기를 앞당기고 투자수익을 높여야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되는 등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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