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네이버는 오는 14일 본사에서 열리는 주총과 이사회에 최 내정자와 채선주 CCO(최고커뮤니케이션 책임자·부사장)를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안건을 올렸다. 이들의 임기는 3년이다.
최 내정자를 신임 CEO로 선임하는 안건이 주총과 이사회를 넘는다면 지난해 11월17일 내정 이후 약 5개월 만이다. 이번 인사는 글로벌 사업 강화와 세대 교체에 방점이 찍혔다. 사내 주요 임원을 거치지 않고 대표이사로 직행한 점을 업계에서는 파격으로 평가한다.
2017년 CEO에 올라 5년간 네이버를 이끌어온 한성숙 대표는 자리에서 물러나, 네이버의 글로벌 공략의 한 축을 맡을 전망이다. 내부적으로는 한 대표가 유럽의 전자상거래 시장 공략을 주도할 것이란 예측이 유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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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경영진 'M&A 전문가' 콤비, 글로벌 투자 이끌듯 ━
최 내정자는 M&A(인수합병), 자본시장, 기업 지배구조, 회사법 일반 분야에서 변호사로 근무한 경력을 바탕으로 네이버의 공격적 투자를 이끌 전망이다. 네이버 측은 "최 내정자가 국내외 사업 전반을 지원하며 보여준 문제 해결 능력과 글로벌 사업전략 및 해외시장에 대한 폭넓은 이해도에 대해 이사회가 높게 평가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최 내정자의 짝으로 낙점된 CFO(최고재무책임자) 자리의 김남선 책임리더도 해당 업무의 적임자로 꼽힌다. 1978년생인 그는 네이버 합류 전 글로벌 투자 회사인 라자드와 모건스탠리, 맥쿼리에서 투자·금융 자문 업무 등 국내외 굵직한 M&A 업무를 주도했다. 네이버의 북미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 인수, 이마트·신세계와의 지분 교환 등 빅딜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는 최근 3년간 매출 앞자리를 '4→5→6(조원)'으로 연이어 늘려가며 글로벌 확장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했다. 지난해에도 온라인 출판 플랫폼 미디엄, AI(인공지능) 지식 플랫폼 개발사 썸테크놀로지스, 팬십 후원 플랫폼 패트리온 등 해외 기업에 투자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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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 바탕으로 한 새로운 조직문화 안착도 과제 ━
최 내정자와 김 내정자는 공식 취임에 앞서 내부 소통에 주력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 소규모 사내 미팅으로 임직원들과 적극 소통하며 회사의 다양한 이야기에 대해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나눴다. 두 사람이 만난 임직원들만 400여명에 달하는 등 MZ 세대 경영진답게 격의 없는 소통에 강점을 보인다는 평가다.
다만 최 내정자의 성향과 경영철학이 아직 입증되지 않았다는 점은 불안 요인으로 간주된다. 그래서 CCO직을 내려놓고 사내이사에 합류하는 채 부사장의 역할론이 강조된다. 네이버 초창기에 합류해 20년간 다양한 역할을 해 온 만큼 신임 경영진과 조직의 가교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수연 체제'는 오는 5월 정권 교체에 따라 새 정부와의 관계 설정과 플랫폼 규제 이슈에 대한 대응도 숙제로 안게 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어려운 시기에 회사를 맡게 됐지만, 네이버의 변화를 이끌 것이라는 기대도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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