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가점 겨우 12점에 서울 아파트 당첨? "이유 따로 있었다"

머니투데이 유엄식 기자 | 2022.03.11 16:31

칸타빌수유팰리스 전용 19㎡ 최저 가점 12점

칸타빌수유팰리스 단지 조감도. /사진제공=대원
서울에서 분양한 아파트 중 3년 만에 최저 가점인 12점으로 당첨된 사례가 나왔다. 최근 얼어붙은 주택 시장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오지만, 가점대가 높은 실수요층이 살기엔 턱없이 작은 원룸형으로 청약 열기가 식었다고 해석하기엔 무리라는 반론도 나온다.

11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이달 초 분양한 서울 강북구 수유동 '칸타빌수유팰리스' 전용 19㎡ 당첨자 최저 가점은 12점이었다. 이는 부양가족 없는 1인 가구 세대주가 무주택 기간과 청약통장 가입 기간이 각각 1~2년인 경우 받을 수 있는 점수다. 30대 무주택자라면 별다른 경쟁 없이 당첨될 수 있었다는 의미다.

지난 2019년 3월 강서구 화곡동 '화곡 한울 에이치밸리움'에서 청약 가점 10점으로 당첨자가 나온 이후 3년 만에 가장 낮은 점수다.

다만 단지 내 다른 평형은 청약 실적이 엇갈렸다. 가장 크기가 큰 전용 78㎡의 경우 당첨자 최저 가점이 20점, 최고 가점은 76점으로 편차가 컸다. 전용 59㎡는 당첨자 평균 가점이 57~58점이었다.

이 아파트는 강북종합시장 재건축 사업으로 짓는 주상복합 단지로 최고 15층, 3개동, 216가구의 소규모 단지다. 후분양 아파트로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받지 않아 공급가격이 다소 높았다. 가장 큰 전용 78㎡은 최초 분양가 10억8840만원으로 책정했고, 전용 59㎡도 중도금 대출을 받을 수 없는 9억원이 넘었다.

이에 공급 전부터 미분양 가능성이 제기돼 건설사가 분양가를 소폭 낮췄다. 하지만 이달 초 1순위 청약에서 22개 주택형 중 6개 타입(18㎡C, 19㎡A, 19㎡B, 20㎡A, 20㎡B, 23㎡)은 청약자 수가 1~7명에 그쳐 미달됐다. 서울 아파트 1순위 청약에서 미달이 나온 것은 2020년 9월 동대문구 장안동 '장안에스아이팰리스'(99가구) 이후 1년 6개월 만이다. 당시에도 해당 단지 전용 13㎡B 소형 주택이 1순위 청약에 미달했다.


이 같은 초소형 주택은 기본적으로 수요층이 두텁지 않다. 또 단지 규모가 작고, 다른 지역보다 입지적 장점이 많지 않고 분양가도 높게 책정된 점이 저가점 당첨자를 배출한 배경으로 꼽힌다.

서울 아파트 '묻지마 청약' 흐름이 바뀐 것이란 해석도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면적이 작거나 분양가가 부담스러운 곳, 브랜드 인지도가 낮은 곳은 서울에서 공급해도 미달이 발생할 여지가 있어 시장 양극화가 더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다만 향후 도심에서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해 분양하는 전용 59~84㎡ 인기 평형은 청약 경쟁률이 여전히 치열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박지민 월용청약경제연구소 대표는 "올해 분양 예정인 동대문구 이문뉴타운, 성북구 장위뉴타운 등은 모두 분양가상한제 적용 지역인데 이곳에서 전용 84㎡ 기준 8억원대로 공급되면 5만명 이상은 신청할 것"이라며 "평균 경쟁률은 100대 1이 넘고, 당첨 커트라인도 60점 중후반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베스트 클릭

  1. 1 "지하철서 지갑 도난" 한국 온 중국인들 당황…CCTV 100대에 찍힌 수법
  2. 2 김호중, 뺑소니 피해자와 합의했다…"한달 만에 연락 닿아"
  3. 3 "1.1조에 이자도 줘" 러시아 생떼…"삼성重, 큰 타격 없다" 왜?
  4. 4 빵 11개나 담았는데 1만원…"왜 싸요?" 의심했다 단골 된 손님들
  5. 5 한국 연봉이 더 높은데…일 잘하는 베트남인들 "일본 갈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