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홍콩증시 1년만에 40% 폭락···ELS '낙인공포' 현실화됐다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 2022.03.11 16:41

중국 홍콩 H지수가 7000선이 붕괴되며 폭락하자 국내 ELS(주가연계증권) 투자 손실 위험이 확대되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지정학적 위험과 미국의 중국 상장기업 제재가 겹치며 이날 홍콩 증시에서는 패닉 매도가 나타났다.

11일 오후 3시51분 현재 홍콩H지수는 3.38% 하락한 7012.04를 나타내고 있다. 장중 한때 5% 넘게 빠지며 7000선이 붕괴됐으나 리커창 중국 총리의 기자회견과 미국의 중국 기업 제재에 대한 논의 소식이 전해지며 7000선을 회복했다. 지난해 2월 1만228.63포인트까지 오르며 상승세를 이어가던 홍콩 H지수는 지난해 2월 고점 대비 -44% 수준까지 급락했다.

홍콩 증시가 폭락하면서 원금손실구간(Knock In·낙인)에 진입한 ELS도 등장했다. 하이투자증권이 지난해 2월 발행한 ELS 2473호는 지난 10일 원금손실구간에 진입했다.

이 상품은 삼성전자 주식과 홍콩 H지수, S&P500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발행됐는데 3대 지수가 35% 이상 하락하지 않는 것이 낙인 조건이었다. 그런데 H지수가 1년 만에 40% 넘게 하락하자 원금손실 구간에 들었다.

전종규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우크라이나의 지정학적 위험에 홍콩 내 코로나19 확산, 미국의 중국 상장기업 제재가 더해지면서 악재가 중첩돼 시장의 충격이 확대됐다"며 "전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미국 상장 5개 중국기업에 대한 퇴출 예고는 중국의 ADR(주식예탁증서) 급락과 함께 홍콩 증시에 직격탄이 됐다"고 설명했다.

삼성증권은 홍콩 H지수의 단기 지지선은 6500선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 당분간 홍콩 증시의 변동성이 계속되겠으나 투매 동참보다는 6500선 지지를 기다리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홍콩 H지수 6500은 장부가 기준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지지선에 해당된다.

불안한 홍콩 증시에 ELS 투자자는 좌불안석이 됐다. ELS는 일반적으로 기초자산의 가격이 설정 시점 대비 40~50% 이상 떨어지면 원금손실 구간(Knock In·낙인)에 진입한다. 다만 최종만기일에 기초자산의 가격이 기준치 이상으로 올라올 경우 원금은 회복될 수 있다.


지난해 홍콩 H지수가 기초자산으로 포함된 ELS에 가입한 투자자들은 이미 1차 또는 2차 조기상환에 실패했다. 지난해 발행된 ELS는 홍콩H지수(HSCEI), 미국 S&P500 지수, 유로스톡스50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설정된 상품이 많은데 3개월 또는 6개월 주기의 조기상환 평가일에 홍콩 H지수가 20% 이상 하락하면서 상환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다.

특히 하이투자증권이 ELS 2473호처럼 원금손실 조건이 기초자산 가격 대비 65% 수준이었던 상품은 이미 낙인을 찍기 시작했다. 이 상품의 경우 홍콩 H지수가 3년래 최고치였던 시점에 설정돼 만기 수익상환 기준이 설정 시점 대비 35% 하락한 7310였다. 최근 H지수 7000선이 붕괴되면서 이 상품은 여지없이 낙인을 기록했다.

홍콩 증시가 하락세를 이어가며 지난 1월 금융감독원은 홍콩 H지수 급락에 따른 ELS 투자손실 가능성을 경고하기도 했다.

다만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2년간 발행된 ELS 가운데 조기상환된 물량을 제외한 상품의 낙인 가격대는 대부분 6000선 이하로 집계됐다. H지수 기준 5500대에 2194개 상품이, 5000에 3488개 상품이 집중됐다. 다만 하이투자증권 상품처럼 H지수 고점에서 설정된 일부 상품만 낙인을 찍기 시작했다.

예탁원에 따르면 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의 미상환 잔액은 작년말 기준 18조3144억원이다. 조기상환 조건을 만족하지 못해 미상환 잔액이 계속 늘고 있는 상황이다.

전종규 연구위원은 "악재가 동시다발적으로 터지며 홍콩 증시가 급락했지만 지금은 과매도 구간"이라며 "향후 중국 정부의 금융시장과 경기에 대한 정책대응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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