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또 드러난 거짓말…징집병 없다더니 "우크라서 포로 잡혔다"

머니투데이 박가영 기자 | 2022.03.10 14:37

[우크라 침공] 러 국방부 참전 인정…크렘린궁 "일탈 행위, 진상조사 지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사진=AFP
러시아가 징병제에 따라 의무복무하는 징집병도 우크라이나 군사작전에 참여한 사실을 인정했다. 그동안 직업군인만 투입했다고 주장해온 것과는 상반되는 입장이다.

9일(현지시간) 타스통신 등 러시아 매체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우크라이나 '특별 군사작전' 수행 중인 러시아군 부대들에 징집병이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더불어 러시아 국방부는 징집병 일부가 우크라이나군에 포로로 붙잡혔다고 전했다. 이고리 코나셴코프 국방부 대변인은 "후방 지원 임무를 수행하던 러시아군 부대 중 하나가 우크라이나 민족주의자 부대의 공격을 받아 징집병을 포함한 여러 명의 군인이 붙잡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부분의 징집병들은 러시아로 빠져나갔다"며 "현재 징집병의 전투 지역 파견 방지와 붙잡힌 포로 석방을 위해 모든 조처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러시아는 한국과 같은 징병제 국가다. 18세부터 27세까지의 러시아 남성들은 법적으로 1년간 병역의 의무를 치러야 한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러시아군 병력의 3분의 1 이상이 징집병이다. 이들은 러시아 대통령령에 따라 러시아 국경 밖에서 활동할 수 없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군 당국이 징집병을 군사작전에 동원했다는 지적이 러시아 안팎에서 제기돼 왔다. 러시아 시민단체인 러시아 군인 어머니회는 군 당국이 징집병에게 직업군인으로 전환하는 계약서 작성을 강요해 이들을 전장으로 내몰고 있다는 주장을 내놨다.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된 러시아 군인들이 본인을 징집병이라 밝히며 "전쟁인 줄 몰랐다"고 말하는 내용의 영상도 확산했다.


러시아 내 여론이 악화하자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징집병 강제 동원 의혹을 일단 부인했다. 지난 5일엔 "(전쟁에 동원된) 징집병은 한 명도 없으며 징집할 계획도 없다"고 단언했다. 지난 7일 세계 여성의 날 기념 연설에서도 "징집병은 전투에 참여하지 않았고,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며 "오직 직업 군인들만 작업을 수행할 것이며 이들이 러시아 국민의 안보와 평화를 효과적으로 보장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국방부가 징집병의 참전 사실을 인정했지만, 크렘린궁은 이를 군 일탈 행위로 규정하며 선을 긋는 모양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우크라이나 작전에 징집병들이 복무하고 있는 사실이 드러난 것에 대해 푸틴 대통령이 군검찰에 진상 조사와 책임자 처벌 지시를 내렸다"고 전했다.

한편 미국의 '침공설'을 부인해오던 러시아는 지난달 24일 당초 말과 달리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 분쟁 지역인 동부뿐 아니라 사실상 전역에서 전쟁을 벌이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2주 이상 장기화하면서 러시아군 피해 규모도 커지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침공 이후 1만2000명의 러시아군이 목숨을 잃었다고 주장하며, 미국은 5000~6000명의 러시아군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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