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날드·스타벅스도 '러 보이콧'…소비자 압박에 영업중단 결정

머니투데이 정혜인 기자 | 2022.03.09 16:06

맥도날드·코카콜라·스타벅스 등 영업중단 결정
미 정부 압박·소비자 불매운동 등 여파인 듯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에도 러시아 현지 사업을 계속 해왔던 미국 대표 요식업체들이 결국 '탈(脫)러시아'를 선언했다.

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CN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의 침공 이후에서 러시아 사업을 유지했던 펩시콜라, 코카콜라, 맥도날드, 스타벅스가 이날 글로벌 기업들의 '러시아 보이콧' 대열에 합류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된 지 2주 만이다.

러시아의 침공이 본격화된 이후에도 러시아에서의 영업을 계속해 왔던 미국의 대표 브랜드 4곳이 이날 한꺼번에 러시아 사업 중단을 발표한 것은 미국 요식업계까지 대러 경제제재 동참 압박이 심화했음을 시사한다.

앞서 러시아에서 사업을 접겠다고 선언한 주요 기업들은 자동차(포드·폭스바겐·토요타), 항공(보잉·에어버스), 컨설팅(액센추어·맥킨지·보스톤컨설팅·딜로이트·KPMG·PwC), 에너지(BP·엑슨모빌·셸), 소비재(디자이오·나이키·이케아), 금융업체(비자·마스터카드·아메리카익스프레스·페이팔), 정보기술(애플·구글), OTT(넷플릭스) 업체 등이다.

맥도날드 러시아 매장의 영업 중단 소식에 몰려든 러시안들. /사진=트위터



'자본주의 맛' 맥도날드, '보이콧·제재 압박'에 결국 백기


크리스 켐친스키 맥도날드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직원들과 가맹주에게 보낸 서한에서 "러시아 내 850개 영업점 영업을 일시 중단하기도 했다"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상황을 계속 평가해 추가 조치가 필요한지를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영업점의 문은 닫더라도 러시아 내 종업원 6만2000명에 대한 급여 지급은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WSJ에 따르면 맥도날드는 러시아 전체 영업점의 84%는 직영으로, 나머지는 가맹점으로 운영되고 있다.

맥도날드는 구소련 붕괴 직전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 첫 매장을 세우고 32년간 러시아 시장을 지키며 미국 요식업계 러시아 사업의 상징적인 업체였다. 이날 영업 중단 발표 이후 러시아 매장 앞에 마지막으로 맥도날드 음식을 맛보고자 러시아인들이 길게 줄을 서고, 맥도날드 치즈버거 3개·치즈스틱 2개·맥플러리 2개 등이 든 세트(한국 가격 기준 1만4200원)가 온라인에서 우리나라 돈 40만원에 팔리는 것만 봐도 러시아 내 맥도날드 인기를 실감케 한다.

그러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에도 맥도날드가 러시아 내 영업을 지속하고, 침공에 대한 공개적 성명도 내놓지 않자 러시아 이외 국가에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중심으로 맥도날드 불매운동이 벌어졌다. 맥도날드 주식 등 주 정부의 공적 연기금 투자를 감독하는 뉴욕주 감사관까지 나서 최근 맥도날드에 러시아 사업 철회를 검토할 것을 촉구했다. 러시아 보이콧을 종용하는 정부의 압박과 비판 여론에 결국 맥도날드도 백기를 든 셈이다.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서 이동 중인 코카콜라 트럭. /사진=로이터


스타벅스·펩시코·코카콜라도 '탈러시아' 선언


미국 대표 커피 체인점인 스타벅스도 러시아 내 스타벅스 매장의 문을 일시적으로 닫고, 러시아에 대한 제품 공급도 중단하기로 했다. 케빈 존슨 스타벅스 CEO는 별도 성명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이유 없고, 부당하고 끔찍한 공격을 규탄한다"며 러시아 사업에 대한 로열티를 우크라이나 구호단체가 기부하겠다고 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증권에 따르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내 스타벅스 매장은 약 130여 개로 알려졌다. 단 스타벅스가 직접 운영하는 '직영 매장'은 단 한 곳도 없고, 러시아의 스타벅스 매장은 쿠웨이트 대기업 알샤야그룹이 운영 중이다.

피자헛, KFC, 타코벨 등의 보유한 미국의 다른 외식업체 얌 브랜즈도 러시아에 대한 투자 중단을 선언했다. 다만 현재 운영 중인 매장에 대한 영업 중단 여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얌 브랜즈는 현재 러시아에 KFC 매장 1000여 개와 피자헛 지점 50개를 보유하고 있다.

미국 대표 음료업체 코카콜라와 펩시콜라도 기존의 사업 유지 계획을 철회했다. 코카콜라의 스위스 자회사인 코카콜라 헬레닉은 러시아 내 병 공장 10개를 소유하고 있으며, 코카콜라는 이 자회사의 지분 21%를 보유하고 있다.

펩시코도 60년 이상 이어온 러시아 음료 사업 중단을 발표했다. 2만여 명의 현지 직원과 4만여 명의 러시아 농민 협력업체를 위해 아기 분유와 이유식 생산시설은 유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펩시코의 경우 미국, 멕시코에 이어 러시아에서 3번째로 매출이 많이 나와 이번 사업 중단 결정이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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