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주요 패널 공급사로 등장한 中 BOE, 무슨 일?

머니투데이 오문영 기자 | 2022.03.09 16:42
비중은 각 부문의 원재료 총매입액 대비 각 품목의 매입액 비중.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업체인 BOE가 삼성전자 사업보고서에 주요 패널 공급사로 이름을 올렸다. 삼성디스플레이가 TV용 대형 LCD 패널 생산라인을 단계적으로 축소하면서 생긴 빈자리를 BOE가 채운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에서는 높아진 중국업체 의존도로 삼성전자의 TV 사업 원재료 가격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등록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 소비자 가전(CE) 부문의 주요 디스플레이 패널 매입처는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인 BOE와 CSOT, 대만 업체인 AUO 등 세 곳이다. BOE는 주요 매입처로 새롭게 추가된 것이다. BOE는 2018년 LG디스플레이를 제치고 전세계 1위 LCD 제조사로 올라선 업체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삼성전자에 공급하던 대형 LCD 패널 몫 일부를 BOE가 꿰차며 입지를 높인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초 대형 LCD 패널 생산을 올해부터 전면 중단할 계획을 세운 뒤 사업 정리 수순을 밟아왔다. 중국 업체의 저가 공세로 LCD 사업의 수익성이 크게 떨어지면서 차세대 QD-OLED(퀀텀닷 유기발광다이오드)로의 사업 전환에 속도를 내겠다는 결단이었다.

이에 따라 지난 3월 대형 LCD 패널을 생산해온 충남 아산캠퍼스의 L7 가동을 중단했고, 다음달인 4월엔 중국 쑤저우 공장의 8세대 LCD 생산라인을 매각했다. 다만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가 생산을 연장해달라는 요청을 하면서 아산캠퍼스의 대형 LCD 생산 시설 등 일부는 남겨둔 상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 라인을 올해 6월 안에 철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주요 패널 매입처로 BOE가 추가된 것과 관련해 "삼성디스플레이 공급량 축소로 BOE의 납품 물량이 늘어난 것으로 이해해도 무리가 없다"고 밝혔다.


우려되는 지점은 가격 협상력이다. 중국 업체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삼성전자가 패널 가격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기 어렵게됐다는 분석이 업계에서 나온다. 쉽게말해 중국업체가 '부르는게 값'이 될 수 있다는 걱정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가격협상 난항 우려에 대한 대응책으로 삼성전자가 대만 AUO, 이노룩스 등과 거래량을 늘리고 있지만 장기적인 대책으로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공급처를 다변화하고 있지만 중국 업체들은 LCD 시장에서 확실한 지배력을 갖추고 있고 여전히 늘려가는 상황"이라며 "업계에서는 이미 중국 업체들의 물량 조절에 따라 패널 가격이 움직이는 선례를 경험했다"고 덧붙였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중국 업체들의 LCD 생산 비중은 2020년 56%까지 높아졌고, 2026년 78.5%까지 상승할 것으로 관측했다.

삼성전자의 TV용 디스플레이 패널 가격 부담은 이미 지난해 한 해 동안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삼성전자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회사는 디스플레이 패널 구입에 10조5823억원을 썼다. 직전연도(5조4483억원) 대비 94.2% 가량 늘어난 규모다. 삼성전자의 TV 사업 규모 커진 면도 있지만 LCD 패널값 자체가 오른 효과가 큰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TV·모니터용 디스플레이 패널 가격이 전년 대비 약 39%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첫 OLED 기반 TV 출시 시점을 주목하고 있다.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가 주도하고 있는 OLED 패널을 활용해 제품을 내놓는다면 보다 근본적인 중국 업체 견제가 이뤄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중국 패널 업체들은 대형 OLED 기술 개발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고 있지만 아직 양산단계에도 이르지 못했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바잉 파워가 가장 강한 삼성전자가 OLED TV 비중을 늘릴 수 있다는 신호를 주는 것만으로도 중국 업체가 압박을 느낄 수 있다"면서 "삼성의 OLED TV에 대한 소비자 반응이 어떤가가 주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 말했다.

삼성전자는 OLED TV 출시를 두고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와 협상을 진행 중이다. LG디스플레이는 유일하게 대형 OLED 패널 대량 생산체제를 갖추고 있는 업체다. 월 17만장 규모의 생산 능력으로 TV용 패널을 연간 1000만대 생산할 수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말 첫 양산에 돌입했다. 양사는 각각 화이트(W)와 블루(B) 발광원을 채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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