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호의 5년을 이끌어갈 새 선장이 9일 결정된다. 끝나지 않은 코로나19(COVID-19) 사태를 극복하고 급변하는 국제 정세에 요동치는 물가와 환율, 금리의 파고를 넘고 미래 먹거리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 밀려오는 파도가 거센 만큼 내부 협력은 필수 전제조건이다. 갈라진 대한민국을 치유할 국민통합이 최대 과제로 떠오른다.
'인신공격과 추문'(mudslinging and scandal)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달 3일 유명 심층분석 코너 '더 빅 리드'(the Big Read)에서 우리나라 대선을 특집으로 다루면서 이렇게 정의된다고 제목을 달았다. 역대 최악의 비호감 선거라는 오명과 함께 선거 내내 진흙탕 네거티브전이 벌어진 것은 우리 국민은 물론 외신도 모두 지켜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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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통합부터…첫걸음은 '소통'━
통합을 위한 첫걸음은 소통이다. 선거 운동 기간 동안 역설했던 협치와 제왕적 권한 내려놓기를 진짜 실천하는지 국민은 냉철하게 지켜본다. 역대 대통령들도 후보 시절 소통을 강조하고 법에 명시된 총리와 장관의 권한 보장 등을 약속했지만 지켜지지 않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 앞에는 '불통'이 붙었고 문재인 대통령은 참모 뒤에 숨는다는 비판을 받았다. 청와대 중심의 국정운영도 마찬가지였다.
이원재 카이스트 교수는 "왜 지난 정권들이 갈등에 의해 몰락하거나 휘둘렸는지를 깊게 성찰해 정치의 방향 전환을 이뤄내야 한다"며 "무엇보다 민주주의 제도에 대한 신뢰를 강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 지도자의 면밀하면서도 소통 지향적인 리더십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고 말했다.
소통은 곧 정치의 복원이다. 거대 여당의 독주와 야당의 발목잡기라는 프레임(구도)에 갇혀 수년째 타협이 사라진 여의도에 '정치'를 돌려놓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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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앞에 겸손해야…"새 선진 시스템 만드는 '첫 대통령' 되기를"━
신율 명지대 교수는 "겸허하지 않으니 내로남불이나 오만함이 나오는 거 아니겠느냐"며 "국민을 이끌려고 하고 나 잘났다는 대통령이 아니라 국민을 두려워할 줄 아는 대통령 돼야 한다"고 말했다.
자신을 지지하지 않았던 국민도 많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이재묵 한국외대 교수는 "투표율을 고려하면 (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국민도 있으니) 상당한 국민이 본인을 선택하지 않았다는 그런 부분을 겸허하게 생각해야 한다"며 "나를 찍지 않은 사람들, 그리고 나한테 지지를 유보한 사람들의 대통령까지 되기 위해서 국민통합에 신경 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를 통해 결국 국민이 바라는 건 '성공한 대통령'이다. 화려하게 출발했지만 끝이 초라해지는 악순환을 이제는 끊어야 한다는 목소리다. 상대를 인정하지 않고 갈라치고 싸우다가 국익은커녕 자기편 잇속 챙기기에만 급급한 행태가 반복돼선 안 된다.
장덕진 서울대 교수는 "87년 체제, 5년 단임제 대통령 아래에서 정권이 왔다 갔다 바뀔 때마다 정책의 연속성이라든가 이런 거는 다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없게 됐다"며 "새 대통령은 그런 과거의 잘못된 관행을 바꿔 새로운 정부 형태의 모델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장 교수는 "우리가 지난 35년 동안 발목 잡혀 있었던 과거의 시스템에서 벗어나서 그야말로 세계 10위권 위상에 걸맞은 새로운 선진적 시스템을 만드는 첫 번째 대통령이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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