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사전투표 확진자 격리와 관련한 부실관리 비판을 겸허히 수용하고 오는 9일 이전에 대안을 만들어 재발을 방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긴급 현안보고를 위해 국회에 출석한 관계자들이 전수조사 결과 자료를 가져오지 않는등 관리 소홀과 안이한 대응에 대한 질타가 이어졌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6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들을 불러 20대 대통령 선거 사전투표 때 코로나19(COVID-19) 확진자와 격리자에 대한 투표 부실 관리 논란에 대한 책임을 물었다.
박찬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차장은 "어제 사전투표 과정에서 제기된 여러 지적에 대해 겸허히 수용하며 위원들이 이 자리에서 말한 것을 100% 수용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어찌됐던 저희들이 철저하고 완벽하게 준비를 해서 국민들이 한치의 의심도 없이 투표권을 행사하고, 행사됐다고 느낄 수 있게 철저하게 준비했어야 했는데, 이와 같은 점에 대해 다시 한번 머리 숙인다"고 사과했다.
또 "늦었지만 9일 선거에서는 이번에 발생한 그런 것들을 가지고 안을 만들어서 중앙에서 시도 간부 의견을 들어 수렴했고 2안을 만들어 내일 10시에 긴급 위원회를 소집해놨다"며 "9일은 한 치의 오차, 차질없이 선거가 완료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여야 행안위원들은 선관위가 책상머리에서 공문 지시만 하고 있다며 재발 방지를 위한 철저한 대응을 주문했다. 특히 국회가 요구한 자료를 가지고 오지 않은 것에 대해 "야당 간사인 박완수 국민의힘 의원은 "자료를 가지고 오지 않고 구두로 (보고를) 하겠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국회를 무시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선관위 관계자는 "아직도 확인 안 되는 부분들이 있어서, 일부 자료만 (가지고 오는 것도) 좀 그렇고 해서 자료를 준비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확진자들의 사전투표 날 노정희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출근하지 않은 점에 대해서도 비판이 쏟아졌다.
이영 국민의힘 의원은 "선관위원장은 금요일과 토요일에 출근하지 않았다고 한다. 왜 출근하지 않았냐고 했을 때 원래 비상임이기 때문에 매일 출근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것이 답인가"라며 "너무나 안일하다"고 비판했다.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확진자는 자신의 몸이 아픔에도 불구하고 한표를 행사하기 위해 그곳까지 온 분들이다. 그런데 언론보도를 보면 쓰레기봉투에 투표한 것을 넣게 하고 상자 등 여러가지 것들이 있었다. 전혀 존중받지 못한 느낌을 갖게 했다. 너무나 부족한 부분"이라며 "민주당에서 항의방문을 했을 때 (중앙선관위에서) 전수조사를 했다고 했는데, 그럼 자료를 가지고 와서 구체적으로 어떤 조치가 필요한지 충분히 (가능한) 상황이었다"고 지적했다.
서영교 행정안전위원장은 선관위원장의 공개 사과 필요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서 위원장은 "의원들 말처럼 선관위의 책임지는 분께서 국민 앞에 소상히 밝혀서, 문제가 있지만 신뢰의 문제로 가는 것은 아니게 보일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번 사태는 공직선거법 위반뿐만 아니라 헌법에 대통령선거는 직접 비밀 투표를 한다는 규정도 위반한 것"이라며 "중앙선관위에 책임이 있다. 어떻게 책임질 것인지 국민 앞에 밝혀야 한다"고 행안위 전체회의 소집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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