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수입 1위 사우디에 '천궁-Ⅱ' 팔자"…K-방산의 도전

머니투데이 최민경 기자 | 2022.03.05 08:51
(서울=뉴스1) = 방위사업청은 국내 자체 기술로 개발한 대(對) 탄도탄 요격체계 천궁 II가 최초로 군에 인도됐다고 26일 밝혔다. 천궁 II는 북한의 탄도탄 발사 및 항공기 공격에 동시 대응하기 위해 국내 기술로 개발된 중거리·중고도 지대공 요격체계이다. 20㎞ 이하 고도에서 마하 5 이상의 미사일도 요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사진은 천궁-II 무기체계 구성. (방위사업청 제공) 2020.11.26/뉴스1

한국 방산업계가 국산 중거리지대공 유도미사일 '천궁-Ⅱ(M-SAM2)'의 UAE(아랍에미리트) 4조원 수출에 이어 사우디아라비아에서도 수출을 타진한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오는 6일부터 9일까지 열리는 중동 최대 전시회 WDS(World Defense Show)의 핵심 전시품목도 천궁-Ⅱ가 될 전망이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방산기업들은 UAE에 이어 사우디아라비아에서도 천궁-Ⅱ 수출을 타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 세계 무기 수입 1위 국가인 사우디아라비와 수출 계약이 성사되면 수출금액이 UAE보다 규모가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LIG넥스원, 한화시스템, 한화디펜스 등 방산기업들은 지난 1월 UAE와 약 4조2900억원 규모의 천궁-Ⅱ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LIG넥스원은 유도탄과 교전통제소 제작과 함께 체계 종합을 맡았다. 천궁의 '눈' 역할을 하는 다기능레이더는 한화시스템, 발사대는 한화디펜스, 미사일 탑재 차량은 기아가 맡았다.

UAE 수출로 천궁-Ⅱ의 성능과 경쟁력이 입증되자 중동과 동남아 국가들을 중심으로 천궁-Ⅱ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수출을 타진하는 사우디아라비아는 전쟁이 끊이지 않아 전 세계에서 무기를 가장 많이 수입하는 국가다. 사우디아라비아는 2016년부터 2020년까지 5년 동안 전 세계 무기 수입의 11%를 차지했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는 지난해 1월 예멘 내전 개입을 이유로 미국산 무기 수입이 금지돼 국내 방산기업의 기회가 커졌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접경국인 예멘에 시아파 세력(후티 반군)이 내전을 벌이자 2014년 UAE와 수니파 연합군을 결성해 참전해왔다. 사우디아라비아는 후티 반군으로부터 탄도미사일과 드론으로 공격받고 있는데 이를 막기 위해 요격용 미사일을 구하는 중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요격용 미사일을 확보하기 위해 러시아와 접촉하기도 했지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수출·금융제재를 받게 되면서 천궁-Ⅱ가 더 유리해진 상황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러시아 중장거리 지대공 미사일 시스템인 S-400을 구매하기 위해 논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천궁-Ⅱ 외에도 사우디아라비아는 한화디펜스가 개발 중인 고성능 복합대공화기 비호-Ⅱ에 큰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호-Ⅱ는 비호복합보다 탐지추적능력과 화력이 대폭 증대됐다. 비호복합은 30mm 자주대공포(비호)에 휴대용 지대공 유도 미사일인 신궁을 포탑 양쪽에 부착한 무기다.

방산업계는 오는 6일부터 9일까지 사우디에서 최초로 개막하는 중동 최대 방산전시회 WDX에서 중동 수출을 위한 총 역량을 펼친다는 방침이다. 이전까진 UAE에서 격년에 한번 열리는 IDEX(International Defence Exhibition & Conference)가 중동 최대 전시회였지만, 이번에 열리는 WDS는 이를 훨씬 능가하는 규모다. ㈜한화, 한화디펜스, 한화시스템 등 한화그룹 방산계열사와 현대중공업, LIG넥스원, 현대로템, 풍산, DSME(대우조선해양) 등이 참가한다.

한편, 지난해 한국 방산 수출액은 70억달러를 넘은 것으로 추산된다. 매년 30~40억달러 수준이던 수출액이 두 배가량 뛰었다. 국방기술진흥연구소가 발간한 '2021 세계방산시장 연감'에 따르면, 2016~2020년 우리나라 방산 수출 순위는 2015∼2019년 집계보다 한 계단 오른 9위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우리나라의 전 세계 방산시장 점유율은 2.7%로, 지난 2001~2005년 대비 649%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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