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히 비관론자들의 목소리가 커진다. 미국 한 헤지펀드매니저는 증시가 추가로 50% 폭락할 거라고 말한다. 코로나 초기 시장폭락보다 더 센 '공포와 충격' 쓰나미가 몰려온다는 것이다. 하긴 우크라이나 사태가 더 악화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핵무기 포장을 벗기는 시늉을 한다면 정말 반 토막 나는 것은 일도 아닐 성 싶다. 여기에 G2인 중국도 제 발등의 불 끄기 바쁘다. 일촉즉발인 부동산 위기를 돌려막기로 간신히 버티는데 글로벌 경기가 갑자기 꺾이면 낭패다. 그리고 사소(?)하지만 터키의 외환위기도 왠지 눈에 거슬린다.
문제는 그사이 영끌(?)해 재테크 시장에 뛰어든 동학·서학개미들이다. 주식시장도 한심하지만 이들이 많이 투자한 가상자산(암호화폐) 시장이 박살났기 때문이다. 그나마 주식시장은 전통적 가치평가 지표가 있어-신뢰성 여부와 상관없이-이 지표를 근거로 기다릴지 말지를 고민할 수 있다. 그러나 가상자산 시장은 기존 시장 평가모델과 전혀 상관없는 '종교적(?) 믿음'의 세계이기에 참 난감하다. 다행인지 지금까지는 미국 나스닥 기술주와 비슷하게 움직여 나름 어림짐작을 할 수 있지만 이 상관관계가 참 애매해서 계속 믿기도 불안하다. 그래서 동학개미와 서학개미들은 잠을 못 이룬다.
이럴 때는 기본지표를 살펴보는 수밖에 없다. 일단 미국 금리가 2024년까지 2~3% 사이가 될 것 같다는 게 전문가 다수설이다. 물론 지금보다는 높지만 역사적으로는 여전히 한참 저금리다. 그리고 지금 뜨거운 감자인 인플레이션은 수급문제가 풀리는 하반기에 안정될 것이다. 유가와 에너지 가격이 폭등하면 경기침체가 '급' 진행될 수 있기에 인플레이션도 주춤할 것이고 따라서 금리인상에도 제동이 걸린다. 그렇게 되면 역설적이지만 주가에는 긍정적이다. 이와 별도로 현재 글로벌 주요 기업들의 이익은 아주 좋다. 다수의 업종은 사상 초유의 호황을 누린다. 그리고 이 호황이 당장 끝날 것 같지도 않다. 그러니까 펀더멘털하게 증시가 폭락할 일은 없다는 얘기다. 다우존스지수는 120년간 수많은 전쟁과 경제위기에도 100에서 3만6000까지 상승했다. 분석에 따르면 3년에 한 번꼴로 금융위기가 있었다. 최근에는 코로나 팬데믹이 경제를 강타했지만 증시는 유연하게 극복했다. 지나친 비관은 유보하자. 이번에도 같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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