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떨고 있니?"…러시아 침공에 '불똥' 튄 국내 자동차주 운명은

머니투데이 이사민 기자 | 2022.02.28 17:09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현대차, 기아 등 러시아에 진출한 국내 자동차업계 주가에 '불똥'이 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서방 국가들이 러시아에 대해 스위프트 배제 조치를 결정하면서 두 종목 모두 같은 날 52주 신저가까지 내밀렸지만 개인 매수세에 힘입어 보합으로 마무리하며 한숨 돌렸다.


한날에 '신저가' 경신한 현대·기아차…개인 매수세로 '보합' 마감에 "휴~"


28일 현대차는 전 거래일(25일) 대비 1000원(0.57%) 오른 17만5000원으로, 기아는 전 거래일 종가 7만3800원을 유지하며 장을 마쳤다.

이날 두 종목 모두 장 초중반까지 외국인 매도세에 줄곧 하락세를 보였다. 특히 현대차는 장중 16만8000원까지, 기아는 7만1500원까지 떨어지며 두 종목 모두 52주 신저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오후 들어 우크라이나 긴장이 완화된다는 소식이 나오면서 가까스로 강보합에 마감했다.

자동차주 하락세는 앞서 미국 등 서방국가들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스위프트(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에서 쫓아내기로 결정한 때문이다.

스위프트는 200여개국 1만1000곳이 넘는 금융기관이 사용하는 전산망으로 스위프트에서 배제되면 외국으로부터 수출 대금을 받을 수 없게 된다. 미국과 EU(유럽연합),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캐나다 정상은 지난 26일(현지시간) 공동성명을 내고 일부 러시아 은행을 스위프트에서 배제하겠다고 밝혔다.

문제는 러시아가 스위프트에서 축출당하게 되면 러시아에 진출한 국내 자동차 업계도 대금 결제 지연·중단에 따른 타격을 받는다는 점이다.


현대차의 경우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HMMR(현대차러시아생산법인)을 운영하며 현지 맞춤형 모델인 쏠라리스와 크레타(소형SUV)를 생산하고 있다. HMMR의 연간 생산량은 23만대 가량이며 기아를 포함한 대(對) 러시아 완성차 수출은 연간 10만대 정도다.


러시아發 자동차주 하락 언제까지?…"장기화는 아냐"


28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명동점 딜링룸에서 관계자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관련 뉴스를 바라보며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대러 스위프트(국제결제시스템) 제재로 코스피는 하락을, 원달러 환율은 상승 출발했다. /사진제공=뉴스1

증권가에선 일시적으로 자동차 업종의 주가 하락이 있을 수 있지만 장기화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스위프트 제재를 가동하면 제재 대상인 러시아뿐만 아니라 러시아에 자금을 빌려준 미국, 유럽연합(EU)의 기관들도 피해를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지난해 기준 현대차, 기아차의 러시아 판매 비중은 각각 8%, 5%로 산업별로는 자동차 업종에 타격이 크다"며 "스위프트 배제에 대한 우려로 단기 실적 불안을 비롯한 주가 하락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단기적인 업황, 실적 불안심리는 불가피하지만 실제 충격의 강도는 제한적일 것"이라며 "대(對) 러시아 제재가 심해지고, 러시아 전 은행에 대한 스위프트 배제가 장기화된다면 누적 충격은 있겠지만 당장 한국 경제가 휘청이고 기업이익이 망가지는 흐름은 아닐 것"이라 내다봤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유럽이 러시아 은행을 국제결제시스템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하면서 현대차·기아의 러시아향 수출은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며 "러시아 일부 지역에서는 군사 행동과 3개월 이내 협상한다는 시나리오를 기준으로 현대차·기아차 주가에는 러시아발 리스크가 충분히 반영되었다고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자동차시장은 이번 지정학적 리스크로 160만대 규모 수준에 머루를 전망"이라며 "완성차 생산은 오는 3월 이후 점진적 회복을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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