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잇단 확진에도 턱스크 단체회식…'무단점거' 택배노조 왜 이러나

머니투데이 이강준 기자 | 2022.02.28 13:45
지난 27일 오후 5시쯤 서울 CJ대한통운 본사 로비 1층에서 민주노총 전국택배노조 CJ대한통운지부 노조원들이 단체회식을 진행하고 있다./사진제공=독자

CJ대한통운 본사를 무단 점거 중인 민주노총 전국택배노조 CJ대한통운지부(택배노조)에 코로나19(COVID-19) 확진자가 나오는 와중에 단체 회식을 했다. 방역 수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사실상 노조원들간 코로나19 확산 통제가 불가능한 상황이란 목소리도 나온다.

28일 CJ대한통운 대리점연합회 자체 집계에 따르면 택배노조의 파업 집회에 참석한 조합원 최소 10명 이상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들 중 1명은 택배노조가 지난 10일부터 21일까지 CJ대한통운 본사 3층 사무실 점거 농성에 참여했다. 이 기간동안 3층 농성장에서 80여명과 있던 A씨는 자택으로 22일 귀가한 뒤 코로나19 증상이 나와 PCR 검사 이후 확진 판정을 받았다. A씨의 감염 경로는 파악되지 않았다.



노마스크·턱스크 윷놀이에 흡연까지 하는 택배노조…'선거운동' 빙자해 꼼수 집회도


전국택배노조 CJ대한통운지부(택배노조) 노조원이 CJ대한통운 본사 실내서 흡연하는 모습을 포착한 CCTV 화면. 표시된 부분이 담배불이다./사진제공=독자

택배노조에서는 증상이 발현되면 방역당국의 지침대로 자가격리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대응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격리 이후에 증상이 호전되면 집회·농성 현장에 복귀하고, 또 다른 유증상자가 나타나면 자택으로 귀가하는 식이다.

택배노조 조합원들은 본사 점거 농성을 이어가면서 숙식을 함께하고, 건물 내부서 마스크를 내린채 오락활동·흡연 등을 해 집단감염에 그대로 노출된 상황이다. 특히 '노마스크·코스크'로 윷놀이를 즐기는 노조원들 모습이 알려지면서 CJ대한통운 측이 방역지침을 지켜달라는 호소문을 내기도 했다.

전날 오후 5시쯤에는 본사 건물 1층 로비에서 노조원들이 족발과 소주를 사와 단체회식한 장면이 포착됐다. 20여명의 노조원들은 턱스크를 하거나 마스크를 아예 벗은채로 음식 주변에 둘러앉아 식사했다.

한 CJ대한통운 대리점 관계자는 "코로나19 증상이 있으면 집에 갔다가 호전되면 다시 복귀하는 등 노조원들이 본사 점거 농성 현장을 자유롭게 드나들고 있어 언제 집단감염이 터져도 이상하지 않다"며 "동선 추적도 제대로 안돼 방역당국이 사실상 손 놓은거 같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장수영 기자 = 민주노총 전국택배노동조합 조합원들이 25일 서울시 청와대 앞에서 CJ대한통운 택배 대리점연합회와의 협상결과 기자회견에 앞서 집회를 갖고 있다. 택배노조와 대리점연합회는 사흘째 대화를 이어갔지만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2.2.25/뉴스1

그간 택배노조는 방역지침의 허점을 이용하면서 집회를 강행해 많은 비판을 받았다. 지침에 따르면 집회는 백신접종 완료자를 기준으로 최대 299명까지 모일 수 있지만 선거운동은 인원 제한이 없다. 노조 측은 이에 착안해 지난 21일 집회를 김재연 진보당 대선후보 선거운동과 연계해 진행했다.


한 노조원은 연설에서 "진보당 김재연 후보의 유세차량 덕분에 택배노동자대회가 성사될 수 있었다"며 "택배노동자들이 자기 주장을 마음껏 낼 수 있게 만들어준 우리 진보당 동지들에게 감사하다"고 했다. 또 "김재연 후보의 유세차량은 택배노동자들에게 선거운동기간 내내 목소리를 마음껏 터트려보라고 제공된 것"이라고도 했다.



택배파업 장기화…경찰, 'CJ대한통운 점거 농성' 25명 출석 요구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8일 오전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열린 CJ규탄 집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은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 2022.02.28.

지난해말 시작된 택배파업은 해결될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 대리점연합회와 택배노조는 지난 23일부터 총 4차례 공식 대화에 나섰지만 성과를 내지 못한 채 이달 25일에 중단됐다.

대리점연합회는 "진경호 택배노조 위원장이 위급한 상황을 알기에 우리도 협조하는 차원에서 3일간 4번이나 협상에 나섰다"며 "그러나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중단됐다"고 설명했다.

택배노조 측은 "원청의 직접 개입으로 인해 더 이상 진전이 불가능하게 됐으며 이에 따라 우리는 대화를 중단할 수밖에 없게 됐다"고 밝혔다.

파업이 장기화되자 정치권이 개입하고 경찰 수사도 진행됐다.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오전 CJ대한통운 본사 점거 현장을 방문해 "택배노조에 파업사태를 끝내기 위해 전향적인 노력을 해줄 것을 촉구한다"며 "대화와 협상을 통해 더 나은 작업 현장을 만들어 달라"고 했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같은날 오전 서울 종로구 내자동 청사에서 열린 정례간담회에서 "(점거 농성한) 총 25명에게 출석을 요구한 상태로, 아직 출석한 사람은 없다"며 "CJ대한통운측의 고소장이 4차에 걸쳐 접수됐고 현재 확보한 채증자료를 분석하고 있다"고 했다.

경찰은 당초 택배노조 관계자 8명에게 출석을 요구했고 경찰 조사가 진행되면서 17명에게 추가로 출석을 요구했다.

한편 현 코로나19 확진자 현황과 관련 대응 방안에 대해 묻자 택배노조 관계자는 "파악 중에 있고 방역지침에 따라 대응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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