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이야" 눈물의 탈출, 국경 앞 14㎞ 행렬…EU "우크라 난민, 3년간 받겠다"

머니투데이 임소연 기자 | 2022.02.28 11:01

[우크라 침공]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러시아의 침공으로 우크라이나에서 피란하는 모든 우크라이나 국민을 최대 3년간 망명 신청없이 받아들이는 방안을 27개 회원국에 다음주 요청하기로 했다. 침공 4일이 지난 현재까지 이미 30만명 넘는 우크라이나 난민이 국경을 넘은 것으로 파악된다.

우크라이나에서 폴란드와 헝가리 등으로 이동 중인 피란민들/사진=AFP
우크라이나에서 폴란드와 헝가리 등으로 이동 중인 피란민들/사진=AFP
2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윌바 요한손 유럽연합 내무 담당 집행위원은 이날 회원국 내무장관 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이 안에 대해 "회원국이 동의해야 한다"면서도 "압도적인 다수가 찬성했다"고 말했다.

EU는 러시아의 침공으로 700만 명의 우크라이나인이 피란할 수 있다고 예측하고, 최대 400만명(우크라이나 인구의 약 9%)의 난민을 받는 걸 대비 중이다.

러시아의 침공 시작 이후 이미 30만 명 이상이 인접국 폴란드와 헝가리 등 EU 회원국으로 유입됐다. 유엔(국제연합)은 36만8000명 정도로 파악하고 있다.

크리스 마이저 유엔난민기구 대변인은 SNS를 통해 "폴란드-우크라이나 국경의 차량 행렬이 14㎞에 달한다"며 "대부분 여성과 어린이로 구성된 피란민들은 밤새 혹한 속에서 한참을 기다려야 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서부 드로호비치에서 온 한 40대 여성은 중동매체 알 자지라에, 국경을 넘는 데까지 24시간이 걸렸다면서 "지옥이었다"고 말하고 눈물을 터트렸다.

하지만 이 매체는 대부분 난민은 이제 탈출하는 데 수일이 걸린다고 전했다. 폴란드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30대 남성은 우크라이나에 사는 아내, 아이들을 만나기 위해 양국 사이 검문소가 있는 메디카로 갔지만 밤새 기다려도 가족을 못 만났다.

현재 EU 회원국이 아닌 우크라이나 국민은 비자 없이 최대 90일 동안 EU 국가에 머물 수 있고, 회원국을 자유롭게 다닐 수 있다. 집행위원회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에서 피신한 이들은 이미 첫 피신국에서 체코, 독일, 이탈리아 등으로 흩어지고 있다.


우크라이나에서 폴란드와 헝가리 등으로 이동 중인 피란민들/사진=AFP
우크라이나에서 폴란드와 헝가리 등으로 이동 중인 피란민들/사진=AFP
요한손 집행위원은 이제까지 제한된 우크라이나 국민이 망명 신청을 했다고 말했다. 대부분이 EU 회원국에 친지가 있는 이들로 파악된다. 그는 "상황은 변할 것이고, 우린 훨씬 많은 수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폴란드, 슬로바키아, 루마니아, 헝가리 등 우크라이나 인접국들은 러시아의 침공으로 하루 아침에 거처를 잃은 우크라이나인들에게 임시 체류 허가를 내주고, 무료 건강 검진, 근로허가 등 지원을 하고 있다. NYT는 민족주의적 성향을 보였던 동부 유럽국가 정부의 전례를 볼 때 크게 달라진 제스처라고 보고 있다.


우크라이나에서 폴란드와 헝가리 등으로 이동 중인 피란민들/사진=AFP
독일과 네덜란드 등 일부 회원국은 우크라이나에 무기 제공 계획을 밝혔다. 독일은 전날 대전차 무기 1000정과 군용기 격추를 위한 휴대용 적외선 유도 지대공미사일 등을 우크라이나에 공급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분쟁 지역에 무기 수출을 금지해온 독일의 오랜 정책을 뒤집은 것이다.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는 곧 27개 회원국 전체가 이와 같은 무기 지원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을 공개할 것이라고 EU 관리들은 말했다.

CNN에 따르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현재까지 352명의 민간인이 사망했다. 사망자 중 14명은 어린이다. 부상자는 1684명이고, 그중 어린이는 116명이다.

베스트 클릭

  1. 1 반격 나선 유영재, 전관 변호사 선임…선우은숙 측 "상상도 못해"
  2. 2 "의대 증원 반대" 100일 넘게 보이콧 하다…'의사 철옹성'에 금갔다
  3. 3 김호중 구치소 식단 어떻길래…"군대보다 잘 나오네" 부글부글
  4. 4 김호중 앨범 75억어치 보내놓고…"100억 기부했으니 봐달라" 논란
  5. 5 "강형욱, 아버지 장례식까지 찾아와…" 옛 직원, 얼굴 공개하며 옹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