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삼성 반도체 수장의 첫 방미…메모리·파운드리 챙겼다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오문영 기자 | 2022.02.27 18:01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총괄하는 경계현 사장이 이달 초 미국을 방문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과 반도체 공급망 문제를 점검한 것으로 27일 확인됐다. 미중 무역갈등부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미국 주도의 반도체 공급망 재편까지 해외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미국의 정책 파급력이 확대된 게 방미의 배경으로 꼽힌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경 사장이 이번 출장에서 미국 고객사 면담을 포함해 현지 파운드리 신설라인 준비상황 등을 점검했다"며 "최근 조 바이든 정부 주도로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 논의가 빠르게 진행되는 상황에서 현지 인사들을 폭넓게 만나 관련 사항을 들여다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올 상반기 착공 예정인 텍사스주 테일러시 파운드리 신설라인은 2030년까지 대만 TSMC를 넘어 파운드리 시장에서도 세계 1위에 올라서겠다는 '삼성전자 시스템반도체 비전 2030'의 전초기지로 평가받는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부문의 입지 확대를 위해선 최대 수요처인 미국 현지 투자가 최선이라고 판단, 지난해 전격적인 투자를 결단했다.

업계에서는 최근 바이든 정부의 '아메리카 퍼스트' 정책 추진과 맞물려 국내 기업들의 워싱턴 인맥 확보가 급선무로 떠오른 상황에서 경 사장의 미국행이 이뤄진 데 주목한다. 미국의 정책 영향력이 어느 때보다 강해진 가운데 경 사장의 행보가 현지 네트워크 확보, 동향 파악 등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다. 백악관과 미 의회의 정책 변화와 이에 따른 현지 고객사와의 관계 설정 등 불확실성을 최소화하는 게 삼성 경영진의 최대 현안으로 떠오른 상황이라는 얘기다.


바이든 정부가 추진하는 반도체 지원법을 두고도 지원범위에 삼성전자 등 해외기업을 포함시키느냐를 놓고 인텔 등 미국 반도체업계의 입장과 현지 정·관계 로비가 치열하게 진행되면서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법안의 지원 범위를 두고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삼성전자 내부 상황에 밝은 재계 한 인사는 "경 사장이 출장 이후에도 현지 연락선을 통해 법안 추진상황을 비롯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한 제재 방안 등 미국의 정책 변화를 꼼꼼하게 챙기고 있다"며 "미국의 정책 입김이 커질수록 앞으로 삼성전자를 비롯해 국내 기업 최고경영진의 미국행이 더 잦아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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