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대피 없다…나라 지킬 것" 젤린스키 리더십, 우크라 저항의 상징으로

머니투데이 이재은 기자 | 2022.02.26 19:47

[우크라 침공]

[키예프=AP/뉴시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수도 키예프 중심가에서 스마트폰을 통해 국민에 연설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해외 대피를 돕겠다는 미국 정부의 제안을 거절하고 "여기서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라며 "대피할 수단이 아닌 탄약이 필요하다"라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2.02.26.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저항의 상징으로 떠오르면서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고 있다. 국내에서도 해외 대피 제안을 거절하고 직접 저항에 나서는 그의 리더십을 두고 경의의 시선을 보내는 이들이 늘고 있다.

26일 CNN 등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의 대피 지원을 거부하고 지도부 인사들과 함께 수도 키예프에 남아 거리에서 "항전"을 외쳤다.
25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페이스북에 올린 영상의 일부. AFP=뉴스1
그는 "지도부가 여기에 있다. 행정부 수장이 여기 있다. 데니스 스미할 총리도 있고, 미하일 포돌랴크 (대통령실) 고문도 있다"며 현재 핵심 관리들과 함께 키예프에 머물고 있음을 알렸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리 모두 여기 있다. 우리 군대가 여기 있다. 시민들과 사회가 여기 있다. 우리 모두 여기서 우리의 독립과 조국을 지키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우리의 수호자들에게 영광을! 우리의 여성 수호자들에게도 영광을! 우크라이나에 영광을!"이라고 외쳤다.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미국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해외 대피를 지원하려고 시도했다. 러시아 군이 그를 생포하거나 살해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하지만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런 지원을 거절하며 계속 키예프에 머물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트위터 캡처
그 역시 이 같은 사실을 알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앞서 지난 24일 밤 진행한 유럽연합(EU) 정상들과 영상회의에선 "이게 아마도 여러분이 살아 있는 나를 보는 마지막이 될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5일 영상 연설에서는 "우리 정보에 따르면 적군은 나를 1번 목표로, 내 가족을 2번 목표로 삼았다"고 직접 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가족 및 다른 사람들과 함께 우크라이나 정부 구역에 있다고 밝혔다.

국내에서도 젤렌스키 대통령의 리더십에 긍정적인 평가 이어지며 코미디언 활동 이력 등을 들어 그를 비판하던 이들이 역풍을 맞고 있다. 앞서 MBC 유튜브 채널 엠빅뉴스는 지난 25일 '우크라이나 대통령…위기의 리더십'이라는 뉴스를 게시했다. 이 뉴스는 우크라이나의 젤렌스키 대통령을 조명하며, 그가 전 코미디언으로서 정치경험이 전무하기 때문에 현 상황에 제대로 대처를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출신 모델 겸 방송인 올레나 시도르추크가 "원하는 그림만 보여주고 일부 팩트만 이야기하고 있다"며 "정보에 대한 근거 없이 언론이라는 탈을 씌운 가짜뉴스에 불과하다"라고 비판하고, 국내 누리꾼들도 "젤렌스키 대통령의 리더십이 뛰어난데 무슨 문제냐" 등으로 비판했다. 결국 MBC 엠빅뉴스는 해당 영상을 26일 비공개 처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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