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IT업계에 따르면 러시아, 우크라이나와 직·간접적으로 사업을 추진해온 국내 IT기업들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미국과 EU(유럽연합) 등 국제사회가 함께 경제제재로 맞서겠다고 나섰기 때문이다. 한국도 제재에 동참하기로 했다.
미국은 러시아에 해외직접생산품규칙을 적용하겠다는 입장이다. 해외직접생산품규칙은 해외 기업이 만들었더라도 미국 기술이나 장비 등이 사용된 제품이라면 특정 국가로의 수출을 금지하는 것이다. 반도체, 컴퓨터, 통신, 정보보안 장비, 레이저, 센서 등이 해당된다. 중국 화웨이도 이 규칙에 따라 대만 TSMC 등으로부터 칩을 납품받지 못해 매출에 큰 타격을 받았다.
반도체 등을 사용하는 전자기기 기업이 직접 영향을 받는다. 특히 스마트폰 두뇌에 해당하는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는 미국 반도체 기술이 적용됐다. 삼성전자는 미국과 중국 등 유럽 외 지역에 출시한 갤럭시S22 시리즈 단말기에 미국 퀄컴의 스냅드래곤8 1세대 AP를 탑재했다.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3분기 판매량 기준 러시아 시장에서 점유율 1위(34%)를 차지했다.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갤S22의 수출에 제동이 걸리면 중국 샤오미 등이 어부지리로 수혜를 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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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우크라 양국 사이 난감한 KT...글로벌 사업 어쩌나━
KT는 지난달부터 러시아 '메드시 그룹'과 함께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 협력을 추진 중이다. 러시아에 한국형 건강검진 센터를 짓고 의료AI 같은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지난 10일엔 러시아 통신사 MTS와 IDC(인터넷데이터센터) 구축 업무협약을 맺었다. 우크라이나와는 2020년부터 국가 스마트 에너지 관리 시스템 구축사업을 위한 정책적 파트너 관계를 맺고 있다. 지난해 8월 우크라이나에 전력 스마트미터기 시스템 운영을 위한 국가에너지 데이터 센터도 개통했다.
주요 IT기업 사업에서 대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관련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미국과 유럽 등에 비교하면 적은 편이다. 다만 제재로 경제 파장이 길어질 경우를 대비해 기업들도 대안 마련에 고심 중이다. 삼성전자는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공급망 교란 및 원자재값 상승 등이 발생할 수 있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KT 관계자도 "업무협약 단계 사업이라 본격적으로 추진된 것은 아니라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면서도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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