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기다렸는데…반도체株, 푸틴 때문에 다시 겨울왕국?

머니투데이 임현정 기자 | 2022.02.25 15:05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 AFP=뉴스1
봄을 기다리던 반도체주가 우크라이나 사태로 다시 떨고 있다. 반도체 생산에 필수인 희귀가스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지면서다.

증권가에서는 당분간은 확보한 재고가 충분하다며 하락이 과도하다는 분석이다. 또 수급 차질이 오히려 반도체 가격 상승에 긍정적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25일 오후 2시 14분 현재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보다 500원(0.41%) 오른 12만3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시각 삼성전자도 0.98% 오른 7만2200원에 거래중이다.

지난해 3분기 '겨울론'이 불거지며 늪에 빠졌던 반도체주는 올해 2분기부터 메모리 가격이 회복된다는 기대감에 서서히 온기가 퍼지고 있었다. 연초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 정상화 바람에 증시에 냉기류가 흐를 때도 경기민감주인 반도체주는 비교적 안전한 피난처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변수는 러시아였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현실화 되면서 반도체 공정에 필수적인 네온가스, 크립톤, 크세논 등 희귀가스 공급 차질 우려가 빚어졌다. 우리나라의 우크라이나산 네온가스 수입 비중은 23% 정도다. 크립톤은 지난해 수입액 기준 우크라이나산이 31%, 러시아산이 17%을 차지했다. 크세논은 러시아 연방 31%, 우크라이나 18% 비중이다.

이때문에 '러시아 공격설'이 대두됐던 18일부터 푸틴의 특별 군사작전까지 승인 소식이 전해진 24일까지 5거래일간 삼성전자 주가는 4.6%, SK하이닉스는 7.8% 가량 하락했다. 이 기간 외국인이 순매도한 금액은 삼성전자 2594억원, SK하이닉스 1929억원이다.


하지만 시장의 우려와 달리 증권가에서는 희귀가스로 인한 생산 차질은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경우 현재 1분기 이상의 재고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제조과정에서 엔지니어링적으로 사용 비중을 줄이는 노력을 하거나 사전 재고 확보를 더 강화시키는 방안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실제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합병할 당시 네온가스 가격이 10배 이상 뛰자 업계는 연구를 진행해 사용량을 25~50% 가까이 줄인 바 있다.

김장열 상상인 증권 연구원도 "러시아군과 미국·나토(NATO)와의 직접적 교전 또는 러시아에 대한 치명적인 제재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현재의 우려는 점차 해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태가 장기화 됐을 때 생산망 차질 우려가 있지만 되레 가격 상승을 견인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 연구원은 "낸드플래시를 포함한 메모리 가격전망이 이전보다 좋아지는 상황이라 반도체 수급 차질이 이어진다면 오히려 가격 여건은 더 좋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도 "반도체 공급량을 제한하거나 고객들의 추가적인 재고 확보 움직임을 자극할 수도 있어 장기적으로는 호재와 악재가 혼재된 상황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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