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 한달도 안된 '해적2' 벌써 OTT에?…돈의 흐름이 뒤집혔다

머니투데이 김수현 기자 | 2022.02.27 05:42

[이봐요!]이거 봐요, 요즘엔
2월 넷째주 OTT 콘텐츠 트렌드 TOP10

편집자주 |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마다 영상 콘텐츠가 홍수처럼 쏟아지는 시대, 시청자들은 때로 좌표를 잃게 된다. 안 보면 대화에서 소외될 것 같지만 하나하나 다 챙겨보기는 어렵고, 그 많은 콘텐츠 사이에서 무엇을 볼지 고르기도 힘들다. 요즘 뜨는 OTT 콘텐츠는 뭘까.

TV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간 판세가 뒤바뀌고 있다. 기존에는 방송사에서 드라마를 만들면 그 콘텐츠가 TV에서 전파를 탄 뒤 OTT에서 '다시보기' 하는 구조였으나, 최근에는 OTT가 제작한 오리지널 콘텐츠를 자사 플랫폼에서 모두 공개한 이후 TV에 순차적으로 방송한다. 아직은 방송사의 화제작들이 OTT에서도 인기를 끌며 유통되고 있지만, 급성장하는 OTT에 자본이 몰리면서 방송사의 콘텐츠 제작기지 역할이 OTT로 서서히 넘어오는 분위기다.

'이봐요!'(이거 봐요, 요즘엔)는 바이브컴퍼니의 썸트렌드 툴로 국내 OTT 콘텐츠 화제도 'TOP 10'을 분석했다. 지난 18~24일 각종 커뮤니티, 인스타그램, 블로그, 뉴스, 트위터 언급량에 순위를 매겼다. 넷플릭스, 티빙, 왓챠, 웨이브, 디즈니플러스, 쿠팡플레이, 카카오TV 등 7개 OTT의 17일 기준 국내 조회 수 10위권 콘텐츠가 대상이다. 연관 없는 검색어까지 집계되지 않도록 각사 OTT 이름이 포함된 결과만 도출했다.


OTT가 제작·공개한 뒤 방송사에 방영권 판매


웨이브 '트레이서2' 스틸컷. /사진=웨이브
이번주 순위에서도 지난주에 이어 로맨틱 코미디물의 강세가 계속됐다. 특히 1위에 '스물다섯 스물하나', 5위에 '고스트닥터', 6위에 '서른, 아홉', 10위에 '그해 우리는' 등이 오르면서 TV 방송사에서 인기 있는 콘텐츠들이 OTT에서도 많이 시청됐다.

반면 4위에 오른 '트레이서2'는 TV보다 OTT에서 먼저 공개돼 인기를 끌었다. 트레이서2는 웨이브 오리지널 콘텐츠로, 지난 18일 8개 에피소드 전편이 공개됐다. 이후 MBC가 방영권을 사들여 오는 26일부터 금토드라마로 내보낸다.

웨이브 관계자는 "트레이서2는 공개 직후 5일 연속 웨이브 드라마 시청 1위 및 신규 가입자 견인 콘텐츠 1위에 올랐다"며 "트레이서 시즌1 오픈 첫 주말 대비 두배 이상의 신규 유료 가입자를 끌어왔다"고 밝혔다. 웨이브에서 반응이 좋았던만큼 MBC도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OTT에서 이미 검증된 콘텐츠라면 TV에 뒤늦게 편성이 되더라도 광고가 잘 붙고 시청률도 어느 정도 보장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지상파 업계 관계자는 "유료 구독을 하지 않지만 소문으로 해당 드라마를 들어본 시청자도 많을 것"이라면서 "OTT와 방송사 간 타겟층이 서로 다를 것"이라고 바라봤다.


콘텐츠 제작 자본 '방송사→OTT'로 몰린다


최근 넷플릭스를 중심으로 OTT가 급성장하면서 이같이 '선 OTT, 후 TV'가 콘텐츠 유통의 새로운 흐름이 되는 분위기다. tvN도 이달 초 국내 OTT 티빙의 오리지널 드라마 '술꾼도시여자들'을 내보냈다. 티빙에서 전편 공개가 이뤄진 지 석 달이 지난 후였다.

방송사들이 천정부지로 높아진 콘텐츠 제작비를 감당하기 어려워지면서 이 같은 흐름이 급물살을 탔다. 업계 관계자는 "넷플릭스가 들어오면서 전체적으로 콘텐츠 제작단가가 높아졌다"며 "5년 전만 해도 회당 7억원이 들어가면 '초대작'이라고 불렸는데, 최근에는 15억~20억원 들어가는 작품도 흔해졌다"고 말했다.


이에 자본력을 가진 OTT로 콘텐츠 제작의 중심이 옮겨오고 있다. 웨이브와 티빙 등 국내 OTT는 불과 2~3년전만 해도 지상파와 케이블이 만든 드라마와 예능을 '다시보기' 하는 정도의 온라인 플랫폼에 그쳤지만 이제는 방송사에 콘텐츠를 파는 제작기지가 됐다.


다가오는 신작 관심도 1위는…개봉 한달 안된 '해적2'


OTT에 기세가 꺾인 건 방송사 뿐만이 아니다. 영화관을 찾는 관객이 줄면서 국내 영화 신작도 '울며 겨자먹기'로 OTT로 향하고 있다. 다가오는 신작 관심도 순위 1위를 차지한 '해적:도깨비 깃발' 역시 개봉한 지 한달도 되지 않아 넷플릭스에서 내달 2일 공개된다.

제작비 230억원이 투입됐지만 코로나19 장기화로 영화 누적 관객 수가 129만명에 그치자 OTT를 통해 수익 창구를 늘린 셈이다. 넷플릭스를 통해 31개 언어 자막과 8개 언어 더빙으로 전세계 시장에 진출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했다.

업계 관계자는 "극장 흥행에는 실패했어도 대작이기 때문에 대중들의 관심도가 높을 수 있다"며 "일부러 극장에 찾아가 보고 싶은 정도는 아니지만, 부담없이 집에서 보기 좋은 영화들은 OTT에서 다시 흥행을 노려볼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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