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한성식품 김치를 판매해온 롯데홈쇼핑, 공영홈쇼핑, NS홈쇼핑 등은 예정된 한성식품 김치 방송 편성을 취소하고 온라인 판매를 멈췄다. 문제가 불거진 한성식품이 효원 진천공장에서 생산된 김치가 아니라는 점을 설명했지만 소비자 원성이 커지자 더 팔지 않기로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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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억 이상 판매한 홈쇼핑, 한성김치 판매중단 ━
홈쇼핑에선 한성식품 김치를 구입한 소비자들의 환불요구가 빗발치고 있다는 후문이다. 일부 홈쇼핑의 경우 김치품목의 매출이 매년 상위 5위내에 들어가고, 여기서 한성식품 김치가 상위권을 차지할정도로 많이 팔리는 것으로 전해진다.
2020년 기준 한성식품이 생산한 김치의 약 20%가 유래에프앤에스라는 회사에 판매됐는데, 이 회사는 홈쇼핑과 온라인 채널을 통해 상품을 파는 중개회사다. 한성식품의 연간 매출이 500억원 이상인 점을 고려하면 연 100억원 이상이 홈쇼핑과 온라인 채널을 통해 판매된 것으로 추산된다.
한성식품은 효원 진천공장을 폐쇄한데 이어 한성식품 부천, 서산 정선공장도 가동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소비자들은 자회사 역시 김순자 대표가 소유하고 있는만큼 자회사만 불량재료를 썼다고 보기 힘들다는 반응이다. 한성식품이 생산한 모든 김치에 대해 불신하는 분위기가 커진 것이다.
온라인에선 한성식품 여타 공장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다는 증언이 나온다. 한성식품 서산공장에서 근무했다는 A씨는 "배추, 무 뿐만아니라 폐기처분해야 할 갓김치 재료를 트럭으로 가져와 다듬은 적이 있다"며 "당시 작업자들이 어걸 어떻게 먹냐고 혀를 찼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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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받은 기업들도 거래중단...공장 속였다면 소송━
연간 20억원 정도의 한성식품 김치를 받는 한화호텔엔리조트도 부천공장 김치를 사용했지만 업체변경을 준비 중이다. 한화호텔엔리조트는 호텔 1곳, 레스토랑 4곳과 직원식당에서 한성식품 김치를 사용한다.
기업들은 만약 문제가 된 진천공장 김치를 납품한 것이 확인되면 소송도 불사한다는 입장이다. 삼성웰스토리 관계자는 "자회사 제품을 본사 제품으로 속여 납품한 것이 밝혀지면 이는 심각한 계약위반사항이 된다"며 "강력하게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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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가로 퍼지는 불똥...처벌 어려워━
무엇보다 지난 22일 한성식품 진천공장을 불시점검했지만 이미 취재가 진행된 이후여서 썩은 원료를 사용한 증거는 찾지 못했다. 식약처는 제조시설 환기구와 도마 등의 위생관리 미흡 등으로 지자체에 행정처분을 요구했지만 수위는 높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김순자 대표에게 명인 타이틀을 부여한 농림축산식품부도 난감하긴 마찬가지다. 명인 자격을 박탈하라는 여론에도 불구하고 박탈할 근거가 불명확해서다. 다만 농촌진흥청은 현장조사를 진행하고 책임을 묻겠다는 계획이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도 홈쇼핑이 안전하지 않은 식품의 판매채널이 되지 않았는지 들여다보는 중이다. 현재 각 홈쇼핑을 통해 김치 판매현황 파악에 나선 상황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영상이나 정황만으로 처분할 수 없는 한계가 있다"며 "올해 재인증 시점이 도래해 있어 불시평가를 통해 면밀히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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