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23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쿠팡 노동자의 건강한 노동과 인권을 위한 대책위원회(대책위) 등은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쿠팡의 노동 환경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50대 여성 노모씨가 지난해 12월24일 쿠팡 동탄물류센터에서 일하던 중 뇌출혈로 두통을 호소하면서 쓰러졌고,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이달 11일 결국 숨졌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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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씨 사망 둘러싼 '진실 공방'━
이들은 그러면서 "추위·더위에 취약한 물류센터의 구조, 휴게 시간·공간의 부족 등 열악한 노동환경과 인권 침해적인 휴대전화 반입금지 정책 등에 대한 변화가 필요하다고 수없이 외쳤지만 변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당시 증상을 살핀 매니저가 즉시 119에 신고했지만, 코로나19로 인근 병원 2곳에서 바로 진료를 볼 수 없어 타 병원 이송까지 시간이 소요된 것"이라며 "이밖에도 노조는 노씨가 근무하던 근무지 온도를 왜곡하는 등 사실과 다른 주장을 하고 있다"고 했다. 즉 당시 외부 온도가 한파로 낮았지만 노씨는 실내에서 일했고, 당시 실내 온도는 13도가 넘었다는 것이다. 또 "노씨는 지난해 12월부터 뇌동맥류로 인한 뇌출혈 치료를 받아온 환자였다"고도 덧붙였다.
쿠팡은 아울러 물류센터에 휴대전화를 반입할 수 없어 노씨의 신고가 늦어졌다는 주장도 허위라고 되받았다. 쿠팡 측은 "노씨는 트레이너로서 휴대폰을 소지하고 있었고 근무 장소 15m 이내에 휴대폰을 소지한 팀 캡틴도 상주하고 있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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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2년 새 물류센터서 4명 사망…사인은 '뇌출혈, 심근경색'━
실제 2020년부터 쿠팡 물류센터에서 일하던 노동자 4명이 사망했다. 노씨 외에도 지난해 1월11일 새벽 50대 노동자 A씨가 경기도 화성시 쿠팡 동탄 물류센터에서 근무한 뒤 슴울 거뒀다. 2020년 5월엔 인천물류센터에서 일하던 계약직 노동자 B씨가 새벽 화장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고, 같은 해 10월엔 경북 칠곡물류센터에서 밤샘 근무 후 귀가한 20대 노동자 C씨가 자택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이들의 사인은 심장 관련으로 알려졌는데, 당시 대책위 등은 물류센터 내 강도 높은 노동 환경 등이 이들을 죽음으로 몰고 갔다고 주장했다.
다만 김 노무사는 "산재로 판단함에 있어서 과로 기준 시간이 중요한데 실제 발병 전 12주 동안 평균 주 근무시간이 33시간이었다면 산재로 판단되기는 어려울 수 있고 다른 요소를 함께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익명을 요구한 한 노무사는 "노동자가 본래 지병이 있는지 여부는 산재 여부에서 중요하지 않다"고 했다. 그는 "기초 질환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를 악화시키는데 스트레스가 많고 과중한 업무 상황이 영향을 끼쳤다면 산재가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직무상 스트레스가 컸는지, 사망 전 주 혹은 최근 3개월 이내에 업무상 변화가 있었는지, 동료나 상사와의 갈등이 존재했는지, 휴식 시간이 충분했는지 등을 두루 살펴봐야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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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은 "고용 많이 해서 그런 것...억울"━
최창균 노무법인 서초 대표 노무사는 "실제 쿠팡이 고용 규모에 비해 사고가 많이 일어나는지 여부는 천인률(노동자 천 명당 중대재해가 몇 건 발생하는지), 만인률(노동자 만 명당 중대재해가 몇 건 발생하는지) 등을 따져봐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천인률과 만인률 등은 내부 정보로 일반 대중에는 공개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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