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철강·에너지·화학·건설·발전기업들이 다시 수소로 뭉쳤다. 포스코를 중심에 두고 6개 국내 민간·공공기업이 수소와 암모니아 등 청정에너지 사업을 공동 추진한다. 동해 청정에너지 허브터미널 구축이 1차 과제다. 중장기적으로 수소 밸류체인을 구축, 미래 에너지 전환에 큰 동력이 될 전망이다.
포스코·삼성물산·GS에너지·포스코에너지·한국석유공사·한국남부발전 등 6개사는 지난 23일 서울 삼성물산 건설부문 본사에 모여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25일 밝혔다.
수소와 암모니아 등 청정에너지는 화석연료를 대체할 유력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포스코와 현대차그룹 등 국내 기업들도 속속 수소사업 비전을 밝히고 에너지 전환에 착수했다. 이를 반영하듯 지난해 수차례 기업 간 수소동맹 협약이 체결됐고, 올 들어서 체결된 기업 간 협약은 이번이 처음이다.
수소는 연소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키지 않는다. 특히 친환경 신재생에너지를 기반으로 수소를 생산하는 그린수소는 탄소중립의 중요 대안으로 각광받고 있다. 암모니아는 그런 수소를 대량으로 운송할 수 있는 가장 유력한 수단이다.
이번 협약에 참여한 기업들의 면면을 보면 국내 대표 기업들이 그리고 있는 탈탄소 그린뉴딜 밸류체인의 밑그림이 보인다. 국내외서 수소를 생산하고 이를 운송해 저장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갖춘 기업들이 뭉쳤다. 인프라와 공급망을 구축하는 밸류체인 전 과정에 걸쳐 사업 협력의 폭을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6개사는 우선 동해에 대규모 '청정에너지 허브터미널'을 구축한다. 해외서 생산된 수소 등 청정에너지를 국내로 도입해 발전소나 수소충전소에 공급하기 위한 필수 시설이다. 2050 탄소중립이라는 국가적 비전에도 선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됐다. 온실가스 감축에도 기여할 수 있다.
포스코·삼성물산·GS에너지 등은 그간 중동지역을 중심으로 청정에너지 생산과 기술개발을 위한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또 포스코에너지·한국석유공사·한국남부발전 등은 청정에너지 인프라와 공급체계를 구축해나가고 있다.
포스코는 2050년까지 연간 700만톤의 수소 생산 체제를 구축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현재 중동, 호주, 말레이시아 등 해외에서 19건 이상의 글로벌 수소 생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수소를 암모니아 형태로 국내로 도입해 활용할 수 있는 각종 기술개발에도 매진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중동과 호주지역에서 그린수소 생산 인프라 구축을 위한 개발 사업을 구체화하고 있다. 세계적인 에너지 저장시설 전문 설계업체인 자회사 웨쏘(Whessoe)를 활용, 액화수소 저장시설 및 재기화 기술개발 등에 속도를 내고 있다.
포스코에너지는 해외서 도입하는 청정에너지 저장을 위한 인수터미널 구축과 기존 화석연료발전 시설에 수소 및 암모니아 혼소발전을 도입하기로 하는 등 친환경에너지 사업의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했다.
GS에너지는 지난해 말 아부다비국영석유공사(ADNOC)의 블루암모니아 개발사업 지분 10%를 확보하는 등 중동지역 암모니아 사업에 적극 참여 중이다.
한국석유공사는 '탄소중립 선도기업'이라는 새로운 비전과 함께 지난달 아부다비국영석유공사와 저탄소 암모니아 공동연구 및 시범도입 계약을 체결하는 등 석유개발 네트워크를 활용한 해외 공급망 확보에 앞장서고 있다. 석유 비축기지·허브터미널 건설·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암모니아 저장 및 유통 인프라 구축도 추진 중이다.
한편 23일 진행된 협약식에는 유병옥 포스코 친환경미래소재팀 부사장, 정기섭 포스코에너지 사장, 이병수 삼성물산 건설부문 부사장, 김성원 GS에너지 부사장, 최문규 한국석유공사 부사장, 심재원 한국남부발전 본부장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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