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벌' 삼성전기·LG이노텍, 차세대 반도체 기판 시장서 딱 만났다

머니투데이 한지연 기자 | 2022.02.24 05:20

국내 양대 부품업체 삼성전기LG이노텍이 나란히 차세대 반도체 기판인 플립칩 볼그리드 어레이(FC-BGA)를 미래 먹거리로 점찍었다. 새 시장을 놓고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두 회사는 오랫동안 '라이벌'로 분류돼왔다. 전자부품 회사라는 것과 함께 계열사인 삼성전자와 LG전자 간의 라이벌 구도도 한몫했다.

하지만 실제로 두 회사의 매출 대부분을 차지하는 주력제품은 삼성전기가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LG이노텍은 카메라 모듈로 겹치지 않는다. 지난해 4분기 기준 삼성전기 매출의 48%가 MLCC를 담당하는 컴포넌트 사업부로부터 나왔다. 같은기간 LG이노텍도 카메라모듈을 담당하는 광학솔루션 사업부가 매출의 84%를 차지했다.

라이벌 아닌 라이벌 관계를 형성해오던 두 회사가 올해 들어 FC-BGA 본격 투자를 선언하면서 '찐'라이벌로 맞붙게 됐다. FC-BGA는 반도체칩을 메인기판과 연결해주는 반도체용 기판이다. 반도체 패키지 기판 중 PC와 서버,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 등에 주로 쓰인다. 반도체 기판 중 가장 만들기 어렵고 높은 기술 숙련도를 필요로 한다. 진입장벽이 높은 탓에 수요가 공급보다 높은 현상이 오랫동안 지속되고 있다.

AI(인공지능)과 5G(5세대 이동통신), 자율주행차 등 고성능 반도체가 필요한 곳에 주로 사용되는데, 코로나19(COVID-19)이후 디지털화가 급진전되면서 수요는 더욱 커졌다. 미래성과 수익성이 모두 담보되는 사업에 기술력을 갖춘 두 회사가 뛰어들지 않을 이유가 없는 셈이다.


LG이노텍은 22일 FC-BGA 시설과 설비에 4130억원을 들여 투자 첫 삽을 뜬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사업담당과 개발담당 등 임원급 조직을 신설하며 사업을 준비해왔다. 업계는 후발주자인 LG이노텍이 비교적 쉽게 안착할 수 있을 것이라 보고 있다. 이미 40년 가까이 반도체 기판을 다뤄오며 충분한 기술력을 갖췄다는 것이다. 또 LG이노텍은 5G 밀리미터파 AiP(안테나인 패키지)를 성공한 경험이 있는데, 이는 FC-BGA와 유사한 제조 공정으로 분류된다.

손길동 LG이노텍 기판소재사업부장(전무)는 "모바일에서 서버와 PC, 통신네트워크, 차량 등으로 기판 사업 분야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삼성전기는 지난해 경영선회로기판(RFPCB)등 손실을 내던 사업을 정리하고 MLCC에 더불어 FC-BGA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베트남 타이응우옌성 공장에 9억2000만달러(약 1조976억원)를 들여 관련 생산 시설 투자하기로 했다. 또 삼성전기는 2002년부터 PC용을 생산해왔는데 서버용 FC-BGA 시장에 진출하기로 하며 제품 고도화에도 시동을 걸었다. 안정훈 삼성전기 패키지지원팀장(상무)는 지난달 열린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전화회의) 콜에서 "베트남 투자 건과 별개로 고부가 서버용 FC-BGA 개발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포트폴리오 강화와 매출 다변화 차원에서 MLCC와 더불어 FC-BGA 역시 주력사업으로 밀고 있다"며 "차세대 IT, 5G, 오토모티브, 전장 시장이 성장하는 것과 관련, 효과적으로 관련 기술을 개발해 시장 우위를 확보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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