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건국대학교 새천년관에서 만난 송창선 건국대학교 수의과대학 교수는 코로나19 팬데믹 다음을 묻는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지금까지 코로나 바이러스의 변이 방향성을 보면 훗날 유산을 유발할 바이러스로 바뀔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하는 그의 목소리는 담담했다.
대한인수공통감염병학회 회장인 송 교수는 동물과 사람 사이에서 같은 병원체에 의해 전파되는 전염병 연구의 대가로 꼽힌다. 건국대 수의학과를 졸업하고 도쿄대 대학원에서 조류질병학 박사학위를 받은 뒤 국립수의과학검역원 연구관을 거쳤다. 건국대기술지주 1호 자회사인 'KHAV'의 대표이기도 하다. 회사명 'K(건대)H(인간)A(동물)V(백신)'에 인수공통감염병 극복 의지를 담았다.
그가 예상한 다음 인수공통감염병의 위험성은 델타를 거쳐 오미크론까지 변이를 거듭해 인류를 위협하고 있는 코로나19 이상이었다. 송 교수는 "닭을 감염시키는 코로나는 생식기 뿐만 아니라 신장에서도 문제를 일으키는 변종도 있는데 폐사율이 30%"라며 "이 바이러스가 사람으로 불똥이 튀면 급성신부전"이라고 말했다.
닭 외에 고양이도 있다. 송 교수는 "코로나의 변종인 고양이 전염성 복막염(feline infectious peritonitis, FIP)이 고양이에게 실제 복막염을 일으키면 100% 죽는다"고 말했다. 박쥐에서 야생 상태의 중간숙주 동물을 거쳐 인간의 호흡기를 감염시키는 코로나19는 이들 코로나 바이러스과에서도 '순한 맛'에 속하는 셈이다.
아직 동물 사이에서 돌고있는 '매운 맛' 코로나들이 인간으로 건너오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 송 교수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인간에 달라붙는 수용체 'ACE2'가 열렸다는 것이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송 교수는 "메르스는 인체 감염 통로로 수용체 단백질 DDP4를 사용했는데 코로나19는 ACE2를 통해 들어온다"며 "그런데 ACE2를 가진 동물들은 닭, 오리, 개, 족제비, 원숭이 등으로 상당히 다양해 굉장히 많은 동물들이 걸릴 수 있고 이를 통해 바이러스가 이상하게 진화할 가능성도 높다"고 설명했다.
그는 코로나 외에도 소, 돼지, 닭 등을 감염시키는 파라믹소 바이러스와 이미 인류에 큰 피해를 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군 가운데서도 또 다른 변이를 거쳐 사람으로 건너와 위협적인 새 감염병이 될 우려가 있다고도 경고했다. 송 교수는 "코로나, 인플루엔자, 파라믹소 세 가지가 돌아가며 인류를 괴롭힐 것"이라며 "현재 세 바이러스를 지목해 연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 교수는 훗날 인류를 위협할 새 감염병의 '파수꾼' 역할 외에 현재 진행중인 코로나19를 이겨낼 무기도 준비중이다. 'KHAV'를 통해 코에 뿌리는 스프레이 형태의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약독화 생백신, 벡터 백신, ECLS 면역증강제 백신 등 3가지 플랫폼 백신을 연구중인데 모두 스프레이 제형으로 개발된다.
이제 코로나19 백신 패러다임은 주사제형을 넘어 스프레이 제형으로 진화해 갈 것이라는게 송 교수 지론이다. 그는 "주사제 백신을 접종하면 하기도(기관지, 폐 등)를 보호하는 IgG 항체가 생기지만 상기도(코, 입, 목 등)에서 바이러스를 차단하는 IgA 항체가 생기지 않아 상기도를 보호하기 힘들고, 이는 현재 상기도에 증상이 집중되며 돌파감염이 나타나는 이유"라며 "하지만 상기도에 스프레이로 투여하면 IgA가 생성돼 바이러스 유입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공급된 백신이 바이러스의 폐 진입을 막아 사람을 살리는 백신이었다면, 스프레이 백신은 감염을 막는 백신이라는 뜻이다.
스프레이 제형을 택한 것도 인수공통감염병 연구에서 쌓은 경험 덕이다. 36년간 닭 코로나를 연구한 송 교수는 스프레이제형 닭 코로나 백신을 만들어 2007년부터 국내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와도 수출 계약을 맺은 상태다. 엄격한 콜드체인이 필요한 mRNA(메신저RNA) 백신과 달리 상온 유통이 가능하며 가격도 저렴해 저개발국 공급도 쉽다는 점이 닭 코로나 백신을 통해 1차 검증된 상태다.
송 교수는 "백신을 못맞는 저개발국에서는 계속 코로나19가 번져 변이가 앞으로도 생겨날 우려가 크기 때문에 추가 변이를 막기 위해서도 감염을 차단하는 스프레이 백신이 필요할 것"이라며 "하반기 임상 1상 신청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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