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M, 한샘에 외부인사 6명 임원 투입...구조조정 VS 혁신

머니투데이 지영호 기자 | 2022.02.22 04:11
지난해 한샘 창업주의 지분을 사들이고 최대주주가 된 IMM 프라이빗에쿼티(PE)가 본격적인 인수기업 장악에 나섰다. 외부에서 6명을 영입해 임원으로 내정하면서 '원팀'을 강조한 지 두달만에 칼을 빼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21일 가구업계에 따르면 한샘은 최근 외부에서 영입한 6명을 주총을 거쳐 4월1일부로 임원에 임명할 예정이다. CFO(최고 재무책임자)를 비롯해 인사, 통합마케팅, IT(정보화추진실), SCM(구매제조물류), 디자인 총괄 등의 임원으로 내정됐다. 다음달 중순부터 출근할 계획이지만 이중 일부는 이미 출근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새로 임명되는 임원은 1973년부터 1978년생으로 모두 40대로 구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강승수 전 회장 체제에서 임명된 임원들은 50대가 주축이다. 김진태 대표집행임원을 통해 사실상 IMM이 임원 정리해고에 돌입한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한샘 내부에서의 분위기는 뒤숭숭하다. IMM이 내려보낸 외부인사가 투입되면 결국 정리해고의 칼바람이 불지 않겠느냐는 예상에서다.한샘 관계자는 "외부에서 젊은 임원이 오게되면 종전 임원과의 업역 경쟁이 발생하지 않겠느냐"며 "임원들 사이에선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동요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고 전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최대 360%의 특별성과급을 지급한 결정에 의심의 시선도 생겨난다. 피인수기업에 지급하는 일종의 위로금 명목이지만 정리해고에 대한 '마취제'를 주사한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회사를 재매각해 이윤을 챙겨야 하는 IMM 입장에선 인수 시점의 성과를 낮추는 것이 매각 시점에서 유리하게 작용하는만큼 이번 특별성과급이 일거양득의 노림수란 평가도 있다.IMM은 올해 초 약 300억원을 일회성 판관비로 지급하면서 한샘의 영업이익을 전년도 931억원에서 680억원으로 낮춘바 있다.


IMM의 경영에 대한 증권시장의 평가도 냉담하다. 이달들어 주요 증권사들이 일제히 목표주가를 하향하는 등 성장 가능성을 낮게 평가했다. 박세라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2019년 새로운 회장 취임과 함께 10조원 매출 기업의 포부를 밝히며 성장에 대한 기대감을 증폭시켰다"면서도 "2020년 코로나와 함께 수뇌부 교체로 인해 해당 전략에 의한 수행 의지와 현실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이 드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최대주주의 중장기 전략에 따라 평가는 달라질 수 있다는 여지는 있다. △최대주주의 성장전략 발표 기대감(김세련 이베스트증권 애널리스트) △새 대주주의 명확한 실적향성 전략 제시(백재승 삼성증권 애널리스트) △최대주주의 주주환원정책 예상(이민재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 등 새 경영진의 경영전략을 주시하고 있단 평가다. 임원진 물갈이가 혁신경영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런 과정에서 지난해 말 송인준 IMM 대표의 메시지가 다시 회자된다. 송 대표는 지난 12월13일 한샘 상암사옥에서 열린 임시주총에 참석해 임직원들에게 "새로운 50년을 함께 준비하자"며 "임직원들간의 팀워크를 중시하는 문화 정착으로 원팀(One Team) 정신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임직원들은 이번 인사로 송 대표의 원팀 정신이 점령군과의 융합을 의미했다는 걸 뒤늦게 알았다는 반응이다.

한샘의 다른 관계자는 "이사회가 장악됐고 이번에 임원까지 물갈이되면서 다음 차례는 직원이 될 수 있단 얘기가 나온다"며 "언젠간 내 차례가 온다는 불안감 속에서 새 주인의 '원팀 정신'에 공감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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