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깜짝 실적에도 주가 하락 이유 '셋'…현실 자각 타임?

머니투데이 권성희 기자 | 2022.02.17 22:31

[오미주]

편집자주 | '오미주'는 '오늘 주목되는 미국 주식'의 줄인 말입니다. 주가에 영향을 미칠 만한 이벤트가 있었거나 애널리스트들의 언급이 많았던 주식을 뉴욕 증시 개장 전에 소개합니다.

엔비디아 /AFPBBNews=뉴스1
미국 반도체회사 엔비디아가 16일(현지시간) 장 마감 후에 시장 예상을 크게 웃도는 호실적을 발표하고도 시간외거래에서 주가가 하락했다.

엔비디아는 이날 시간외거래에서 오후 8시 현재 종가 대비 2.64% 하락한 258.10달러를 나타냈다.

어닝 서프라이즈에도 시장이 부정적으로 반응한 것은 엔비디아가 실적 발표 전에 이미 급등하며 실적 기대감이 반영된데다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부품 공급이 여전히 불안한 상태라고 밝혔기 때문으로 보인다.


매출액·순이익 모두 시장 예상치 큰 폭 상회


엔비디아의 지난 4분기(지난해 11월~올 1월) 매출액은 76억4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3%, 전 분기 대비 8% 늘어났다. 이는 레피니티브가 조사한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치 74억2000만달러를 크게 웃도는 것이다.

게이밍과 데이터센터, 전문 시각화 분야 모두 사상 최대 매출액을 달성했다.

비 일반회계기준(non-GAAP) EPS(주당순이익)는 1.32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69%, 전 분기 대비 13% 증가했다. EPS 역시 레피니티브가 조사한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치 1.22달러를 상회하는 것이다.

지난 4분기 매출총이익률은 67%에 달했다. 이는 1년 전 65.5%보다 확대된 것이며 전 분기와는 같은 수준이다.

지난해(지난해 2월~올 1월) 전체 매출액은 269억1000만달러로 1년 전 166억8000만달러에 비해 61% 늘었다. 연간 EPS는 4.44달러로 1년 전 2.50달러보다 78% 증가했다.


향후 전망도 '서프라이즈'


젠슨 황 엔비디아 CEO(최고경영자)는 실적 보도자료에서 "엔비디아의 컴퓨팅 플랫폼에 대해 이례적인 수요를 목격하고 있다"며 "AI(인공지능). 디지털 생물학, 기후 과학, 게이밍, 창조 디자인. 자율주행차, 로보틱스 등 오늘날 가장 강력한 분야에서 엔비디아는 가속적인 진전을 이루고 있다"고 밝혔다.

또 "우리는 사업 전반에 걸친 강력한 모멘텀과 함께 엔비디아 AI, 엔비디아 옴니버스(엔비디아가 제공하는 메타버스 제작 플랫폼), 엔비디아 드라이브(자율주행 사업) 등 새로운 소프트웨어 비즈니스 모델의 탁월한 견인력으로 새로운 회계연도를 시작했다"며 많은 새로운 제품과 애플리케이션을 선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 1분기(2~4월) 매출액은 81억달러에서 2% 많거나 적은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매출액이 79억4000만달러에서 82억6000만달러 사이가 될 것이란 전망으로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치 73억1000만달러를 크게 웃도는 것이다.

엔비디아가 제시한 1분기 매출액 전망치는 전년 동기 대비 40.2%~45.9% 늘어나는 것이다.



지난 4분기 사업부문별 매출액


지난 4분기에 매출액이 가장 많이 창출된 부문은 데이터센터였다. 이 부문 매출액은 32억6000만달러로 1년 전에 비해 71% 급증했다.

데이터센터 부문은 클라우드 시스템과 AI 등에 사용되는 그래픽 프로세서를 제조해 기업에 판매하는 사업이다. 예를들어 페이스북의 모기업인 메타 플랫폼은 지난해 4분기에 자사 AI 리서치에 엔비디아 칩을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게임에 사용되는 GPU(그래픽 프로세서 유닛)인 지포스를 제조하는 게이밍 분야 매출액은 34억2000달러로 1년 전에 비해 37% 늘었다.

CAD(컴퓨터를 이용한 각종 디자인)과 렌더링(데이터 영상화) 등에 사용되는 칩을 생산, 판매하는 전문 시각화 부문은 매출액이 1년 전보다 109% 급증하며 6억4300만달러로 늘었다. 엔비디아는 워크스테이션 칩이 전문 시각화 부문의 성장을 이끌었다고 밝혔다.



깜짝 실적에도 주가 하락…원인① 성장 둔화


엔비디아가 어닝 서프라이즈에도 시간외거래에서 주가가 2.64% 하락한 이유는 3가지로 분석된다.

첫째는 올 1분기 매출액 전망치가 시장 기대를 웃돌긴 했지만 연간 성장률 둔화는 뚜렷해졌다는 점이다.


엔비디아는 지난해 매출액 성장률이 61%에 달했다. 하지만 엔비디아가 제시한 올 1분기 매출액 전망치는 1년 전 대비 성장률이 40.2%~45.9%다.

매출액 전망치 자체는 시장 기대를 뛰어넘었지만 성장률 둔화는 시장에 부정적으로 받아들여진 것으로 보인다.

CNBC에 따르면 엔비디아의 향후 12개월 EPS 전망치 기준 PER(주가수익비율)은 52.52배다. 테슬라를 제외하고는 빅테크 중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 밸류에이션에 반영된 투자자들의 성장 기대치가 연간 40% 매출 증가에 부합하는지 점검해봐야 할 시점이 도래한 것으로 보인다.



주가 하락 원인② 반도체 공급망 불안


엔비디아의 차세대 성장 동력 중 하나로 꼽히는 자동차 부문은 지난 4분기 매출액이 1억2500만달러로 1년 전에 비해 14% 감소했다. 이에 대해 엔비디아는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생산 차질을 겪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엔비디아는 이같은 반도체 공급망 문제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봤다. CEO인 젠슨 황은 "많은 사업 영역에서 반도체 공급 제약을 겪고 있다"며 최근 메모리칩과 실리콘 웨이퍼 공급 부족 현상을 언급했다.

테슬라 역시 지난해 4분기에 기대 이상의 실적을 올리고도 자동차에 사용되는 반도체 부족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고 언급해 실적 발표 다음날 주가가 급락했다.

하지만 테슬라 주가가 금세 반등한 것을 보면 공급망 문제가 실제로 현실화하지 않는 한, 불안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언급한 것만으로는 주가에 지속적인 악재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주가 하락 원인③ 실적 기대감 선반영


엔비디아는 실적 발표 하루 전인 15일에 9.18% 폭등했다. 16일 정규거래에서는 실적 발표를 기다리며 한 때 1%가 넘는 상승률을 보이다 0.06% 강보합으로 장을 마쳤다. 이날 종가는 265.11달러였다.

엔비디아는 지난해 11월29일에 333.76달러로 사상최고치를 기록한 뒤 3개월만인 지난 1월27일에 219.44달러로 34.5% 급락했다.

이날 종가는 1월27일 저점에 비해서는 20% 급등한 것이다. 이는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의 저점 대비 상승률 9.6%의 두배 수준이다.

이를 감안하면 엔비디아는 이미 주가에 실적 기대감이 상당 부분 선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올들어 엔비디아의 하락률은 지난해 12월31일 294.11달러 대비 9.9%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와 같다.

엔비디아는 지난해 많이 오른 만큼 지난 1월 더 큰 폭으로 떨어졌다 더 큰 폭으로 반등한 셈이다.

엔비디아는 이날 종가까지 지난 12개월간 73% 상승했다. 이는 같은 기간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의 상승률 10%를 크게 웃도는 것이다. 이 기간 동안 나스닥지수 상승률은 1%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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