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윤기 "내 실수로 2위 해 죄책감…추월 기회 참은 것 후회"

머니투데이 이영민 기자 | 2022.02.17 06:23
곽윤기가 16일 오후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5000m 계주 결승에서 2위로 결승선을 통과한 뒤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다. 남자 계주는 은메달을 차지하며 2010년 벤쿠버 동계올림픽 이후 12년 만에 메달 획득에 성공했다. /사진=뉴스1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 맏형 곽윤기(33·고양시청)가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남자 계주에서 자신의 잘못으로 금메달을 놓쳤다며 자책했다.

곽윤기와 김동욱, 박장혁, 황대헌, 이준서로 구성된 한국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은 16일 중국 베이징의 캐피털 인도어 스타디움에서 열린 쇼트트랙 남자 5000m 계주 결승에서 6분41초69의 기록으로 캐나다에 이어 두번째로 결승선을 통과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은 초반부터 선두로 달렸다. 그러다 18바퀴를 앞두고 곽윤기에서 이준서로 주자가 바뀌는 과정에서 캐나다에 선두 자리를 뺏겼다.

이후 바퀴 수가 줄어들수록 캐나다가 속도를 높이며 한국의 추격을 뿌리쳤고, 한국은 2위로 경기를 마쳤다. 은메달도 값진 기록이지만 곽윤기는 자신의 실수 탓에 더 좋은 성적을 못 냈다며 자책했다.

곽윤기는 경기 후 "선두에서 달리고 있다가 내가 실수하는 바람에 두 번째로 밀리면서 레이스가 꼬였다. 죄책감이 엄청 크다. 후배들한테 부끄럽다"며 "마지막 9바퀴 남았을 때 추월 할 기회가 있었는데 마지막에 승부를 보자는 생각에 참았다. 그것도 후회된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이어 "후배들에게 나만 믿고 따라오라고 큰 소리를 쳤는데 그 결과가 은메달이라는 생각이 창피하다"며 "입만 산 선배가 됐다"고 안타까운 소감을 전했다.

스스로의 자책과는 달리 남자 대표팀이 계주 은메달을 따기까지는 곽윤기의 공이 컸다.


쇼트트랙 대표팀은 대회 개막 전 불거진 심석희의 '동료 비하' 파문과 개막 후 석연찮은 판정 피해를 입으며 분위기가 가라 앉았지만 분위기 메이커 곽윤기 덕에 공기를 바꿀 수 있었다.

계주 준결승에서도 곽윤기의 막판 무서운 질주 덕에 경쟁자들을 따라 잡고 1위로 결승에 오를 수 있었다.

곽윤기는 "내가 경험한 대표팀 중 가장 가족같은 대표팀이었다. 올림픽을 준비하다 보면 나도 모르게 경쟁하는 마음이 생기는데 이번에는 서로 더 잘 됐으면 하는 마음이 컸다"며 "이런 후배들을 만난 것도 내 복"이라고 겸손한 자세를 보였다.
곽윤기가 16일 오후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5000m 계주 결승 시상식에서 시상대에 오르며 방탄소년단(BTS)의 다이너마이트 안무를 추고 있다. 남자 계주는 은메달을 차지하며 2010년 벤쿠버 동계올림픽 이후 12년 만에 메달 획득에 성공했다./사진-뉴스1
간이 시상식에서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다이너마이트 안무를 춘 곽윤기는 "BTS 팬이다. 올림픽 초반에 편파 판정으로 힘들었을 때 RM(BTS 멤버)의 위로를 받고 보답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런 부분에서 나온 퍼포먼스"라고 설명했다.

곽윤기는 결승전을 앞두고 자신의 유튜브를 통해 이번이 마지막 올림픽일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금메달을 놓친 것에 미련은 남아 보였다.

곽윤기는 "금메달만 바라 보고 왔는데 도달하지 못해 너무 아쉽다. 오늘이 은퇴 경기라 마음 먹었는데 아쉬운 결과를 보니까 '한 번 더 도전해야하나'라는 고민이 든다"며 "처음부터 쉽지 않았는데 그럼에도 믿고 응원해 준 국민들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100만 유튜버가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금메달을 못 땄으니까 그거라도 해야 한다"며 "4년 뒤 올림픽에는 선수로 못 가더라도 유튜버로서 가서 쇼트트랙을 재밌게 전파하기 위해 힘쓰겠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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