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롯데쇼핑의 통합 e커머스 롯데온을 다니는 이와 만나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다. 그는 롯데온의 전신인 롯데닷컴 시절부터 일해왔다고 했다. 그와 나눈 이야기 중 가장 인상 깊은 건 이 말이었다. 그는 "좋은 일을 하며 살고 싶은데, 그런 의미에서 이 회사 다니는 게 좋아요"라고 했다. 롯데온이 롯데닷컴 시절부터 샤롯데봉사단을 운영하고, 동방사회복지회를 통해 입양 대기아동과 소외계층 대상자 등을 돕는 등 사회공헌을 해왔는데 본인이 여기에 참여하며 행복감과 삶의 의미를 느꼈다는 설명이었다.
직업상 여러 사람을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듣다 보니 직업, 회사, 삶 등에 대해 생각할 기회가 많다. 언뜻 볼 땐 별 것 아닌 것 같은 이유로 퇴사를 결정짓고, 더 별 것 아닌 것 같은 이유로 애사심을 키우는 이들이 적지 않다. 한 가지 확실한 건 직원들에게 만족감을 주고 사기를 진작시킬 때 직원들이 해당 회사를 떠나지 않고 충성심을 키우며 성실하게 일한다는 것이다.
이는 특히 유통업계에서 중요한 요소다. 백화점, 대형마트 등 기존 오프라인 유통업 뿐만 아니라 온라인 TV홈쇼핑(T커머스), e커머스 업체들까지 급속 성장을 이루면서 각 유통업체들은 인재를 뺏고 뺏기는 전쟁 중이다. 이 중 직원 충성도가 높지 않은 업체는 '인재 유출의 산실'로 불명예를 안기도 한다. 2010년 T커머스가 빠르게 사세를 확장할 때 한 TV홈쇼핑은 T커머스들로 직원이 대거 이직하면서 'T커머스 이직을 위해 거쳐가는 곳'이란 오명을 썼다. 새벽배송 e커머스가 외형성장을 하면서 인재를 다수 뽑자 한 대형마트의 MD(상품기획자)들이 대거 이직한 사례도 있다. 이들 업체는 공통적으로 일은 많지만 타사에 비해 연봉이 짠 곳으로 알려졌던 곳이다.
직원들의 행복도를 높이기 위해 명칭을 바꿔 '업무 의미감'을 부여하는 방식도 사용된다. 가장 대표적 사례가 서브웨이와 한국야쿠르트다. 서브웨이는 손님 주문을 받아 샌드위치를 만드는 직원을 '샌드위치 아티스트'라고 불러 그들의 업무에 대해 자부심을 불어넣는다. 각기 다른 고객의 주문을 받아 군침이 돌 만큼 먹음직스럽고 아름다운 샌드위치를 만들어낸다는 의미를 담은 명칭이다. 한국야쿠르트가 '야쿠르트 아줌마'로 불리던 직원들에게 '프레시 매니저'라는 명칭을 부여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이 명칭에는 신선한 제품을 전달하며 고객의 건강을 관리한다는 뜻이 담겨있다.
앞으로 기업들은 조금 더 '직원의 행복도'를 신경써야 할 것 같다. '직원의 행복도'는 이제 더 이상 고용주나 노동자에게만 중요한 이슈가 아니기 때문이다. 대중들의 '삶의 질'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직원의 업무 만족도를 과도하게 낮추는 경우엔 '갑질 기업'이라는 이미지가 찍히곤 한다. 이렇게 기업 이미지가 나빠진 사례를 우린 수 차례 봐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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