民이냐 官이냐…새 저축은행중앙회장 누구?

머니투데이 박광범 기자 | 2022.02.16 15:15
오화경 하나저축은행 대표(왼쪽)와 이해선 전 FIU원장(오른쪽)
향후 3년 간 저축은행 업계를 이끌 새 저축은행중앙회장이 17일 뽑힌다. 새 회장에 거는 업계 기대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가운데, 이번 선거는 업계와 관료 출신 간 1대1 대결 구도로 치러진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저축은행중앙회는 17일 오전 10시30분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 위치한 TheK(더케이)호텔에서 회원사 임시총회를 열고 제19대 회장을 뽑기 위한 선거를 한다. 79개 저축은행이 '1사 1표' 방식으로 투표를 진행한다. 회원사 과반 참석에 참석회원사 3분의 2 이상으로 부터 표를 얻어야 당선된다. 만약 1차투표에서 당선자가 나오지 않으면 2차투표에서 과반 찬성자가 회장에 뽑히게 된다.

이번 선거에는 오화경 하나저축은행 대표와 이해선 전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이 출사표를 던졌다. 각각 업계와 관료 출신으로, 오 대표는 업계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이 전 원장은 금융정책 전문성을 강조하고 있다.

오 대표는 유진증권(현 서울증권)을 거쳐 HSBC에서 영업총괄&전무를 역임했고, 2010년 아주캐피탈 영업총괄 부사장을 맡았다. 2012년부터 아주저축은행(현 우리금융저축은행) 대표를 지낸 뒤 2018년부터 하나저축은행을 이끌고 있다.

행정고시 29회인 이 전 원장은 금융위원회 출신 관료다. '저축은행 사태' 당시 금융위 중소서민금융정책관을 역임하는 등 저축은행을 포함한 2금융권에 대한 이해가 밝다.

업계에선 차기 회장이 풀어야 할 당면 과제로 저축은행 업권의 예금보험료(예보료) 인하를 꼽는다. 예보료는 금융회사가 파산 등 이유로 고객에 예금 등을 지급할 수 없을 때를 대비해 예금보험공사(이하 예보)가 금융회사로부터 받아 적립해 놓는 돈이다. 저축은행 예보료율은 은행(0.08%), 보험·증권사(0.15%) 보다 높은 0.4%다. 2011년 저축은행 부실 사태를 계기로 저축은행 업권의 예보료율이 크게 오른 까닭이다.


마침 예보는 내년 8월 말까지 금융위원회와 함께 보호 한도, 보험료율, 목표기금 수준 등 예금보험제도 전반에 대한 종합적인 개선방안을 도출할 계획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들은 과거 부실에 따른 예보료율 인상은 받아들이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고 주장한다. 과거 부실을 일으킨 저축은행들은 시장에서 퇴출된 상태고, 현재 저축은행 업권은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등 건전성 지표가 과거보다 많이 좋아졌기 때문에 은행권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예보료율을 재산정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런 이유로 관 출신인 이 전 원장이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기도 한다. 실제 역대 회장 중 곽후섭(10대)·이순우(17대) 전 회장을 제외하고는 모두 관 출신이 자리를 꿰차는 등 업계의 관 출신 선호 현상은 뚜렷하다.

다만 그동안 관료 출신 회장들이 꾸준히 예보료 인하를 추진했음에도 이렇다 할 성과를 못낸 점을 근거로 이번엔 업계 사정을 잘 이해하는 업계 출신 회장이 돼야 한다는 여론도 힘을 얻고 있다. 오 대표 역시 상대적으로 당국과 소통 능력이 떨어진다는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집단을 통한 공약 이행을 내세우고 있다. 사회가 점점 투명해지고 공정해지는 만큼 개인적인 네트워크보다는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 더 중요하다고 업계를 설득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과거보다 옅어졌다고는 하지만 관 출신을 선호하는 현상이 아예 사라졌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순수 저축은행 업계 출신 첫 회장 탄생에 대한 기대감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두 후보의 공약이 크게 다르지 않은 만큼 투표권을 행사할 각 저축은행 대표들의 개인적 선호에 의해 판세가 갈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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